[기독일보 국제부] 영국 정부가 난민들을 '빨간 대문 집'에 거주시켜 차별을 유발시키고, 식량 제공을 이유로 밝은색 '손목 밴드'를 착용토록 유도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난민 신청자들이 특정 색깔을 띠는 주택들을 제공받았다는 논란에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미들즈브러의 빈민촌 중 한 곳인 잉글리시타운에 거주하는 시리아와 동유럽 출신 망명 신청자들이 제공 받은 주택 대부분 붉은 색 대문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들 주택은 영국 내무부가 'G4S'라는 보안회사와 계약을 맺고 망명 신청자들에게 공급했던 것이다. 한 난민신청자는 색이 있는 페인트 대문으로 말미암아 반달리즘(vandalism)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으며, 실지로 집에 계란이나 돌 등이 날아온다고 증언했다. G4S측은 해명을 통해 "하청업체가 갖고 있는 주택 재고가 대부분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차별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26일 영국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영국 웨일스의 수도 카디프에서 지난해부터 밝은 색 손목 밴드를 차고 다니는 난민 신청자들에게만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 인정 받기 전에는 취업·지원금 보조를 받지 못하므로 사실상 반강제적인 조치라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때문에 난민신청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실지로 불이익을 당한 사례나 길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차별을 받은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영국 내무부 계약업체 '클리어스프링스 레디홈스'는 난민신청자 숫자가 급증해 지난해 5월부터 규정을 더 엄격하게 시행하기 위해 손목밴드 착용을 실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영국 내무부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