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6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브치옴((VTSIOM)'의 출구 조사 결과 푸틴은 58.3%의 지지를 받았으며, 또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 '폼(FOM)'의 조사에선 59.3%의 득표율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 중간 개표 결과 푸틴은 60% 이상을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반표를 얻은 푸틴은 이로써 2차 투표없이 크렘린에 입성한다.
대통령직 3선에 도전한 푸틴은 이날 투표 종료 후 모스크바 크렘린궁 바로 옆, 마네슈 광장과 혁명 광장 등에서 열린 푸틴 지지 집회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푸틴은 "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여러분에게 약속했고 우린 이겼다"며 "우리는 정직한 선거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고 연설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거였을 뿐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시험이었다"며 "이는 정치적 성숙성과 독립성에 대한 시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푸틴은 "우리 국민은 개혁에 대한 희망을, 러시아의 주권을 무너트리고 권력을 찬탈하려는 목적을 가진 정치적 도발과 구분할 줄 안다"며 "그러한 시나리오는 우리 땅에선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호한 목소리로 연설을 하던 푸틴은 눈물을 보였으며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푸틴에 앞서 연단에 오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번 승리는 우리나라가 현대화되는데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 승리를 아무에게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신은 이날 집회에서 11만명의 참가자들이 러시아 국기가 새겨진 고무풍선들에 들쥐를 매달아 하늘로 날려보내며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집회 사회자는 "이 들쥐 인형은 푸틴의 반대자들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겐나디 쥬가노프 공산당 후보는 "이번 선거를 공정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선거 결과에 반발했다. 극우민족주의 야당인 자유민주당은 "선거 부정 사례를 모아 법원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크렘린 주변에는 야권의 항의 시위에 대비해 군부대가 배치된 상태다.
2000~2008년까지 대통령에 재임한 푸틴은 이번 대선을 통해 6년 연임으로 2024년까지 러시아의 차르로 군림하게 된다. 푸틴은 오는 5월부터 크렘린에서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