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선교 무르익어, 이제 전문성과 도약 위해 인식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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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희 기자
jhlee@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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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S '우리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신간 발간
우리의 이웃은 누구입니까?(한국 내 이주민 전문사역 숙련의 길잡이)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180만에 달하는 국내 외국인 선교는 '세계선교의 못자리판'으로 부름 받은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사역이다. 피할 수 없는 다문화 다민족 시대, 눈앞으로 다가온 국내 이주민 200만 시대를 맞아 숙련된 이주민 목회와 평신도 전문인 선교, 다문화 가족 사역의 길잡이가 되는 신간이 발간됐다.

허명호 선교사, 김성욱 교수, 문성주 목사 등 총 14명의 다문화, 이주민 사역 전문가가 공저한 '우리의 이웃은 누구입니까?(한국 내 이주민 전문사역 숙련의 길잡이)'는 최근의 다문화 현상을 분석하고, 우리 곁의 이웃으로 다가온 이주 노동자, 결혼 이주민, 국제유학생, 북한이탈주민, 무슬림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훈련하여 본국 또는 제3국으로 파송할지에 대해 효과적인 전략과 노하우를 제시한다.

특히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교단을 배경으로 한 저자들이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의 관심과 지원을 받아 펴낸 이 책은 한국교회에 이주민 사역을 위한 숙련된 일군을 양성하는 목적도 있다.

GMS 이주민사역전문훈련원(LMTC) 원장 허명호 선교사는 "1997년 단기 체류 외국인까지 포함해 30만 명 정도였던 국내 외국인이 현재 180만 명까지 급증했고, 출신 국가도 200여 국가로 한국이 선교사를 파송한 170개 국가보다 30개국이나 더 많은 나라의 이주민이 국내에 와 있다"며 우리나라도 다문화 다민족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결혼을 한 가정이 143개 국가 출신 14만 8천여 명, 이슬람회의기구(OIC) 57개 회원국 중 42개 국가 출신 5,425명이 한국 배우자와 가정을 이루었다"며 "세계 지도상 한국의 좁은 영토를 하나님께서 '세계선교를 위한 못자리판'으로 사용하신다는 해석이 결코 과장이 아닌 사실이며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 사역은 대량으로, 한 번의 유능한 설교로 이루어질 성향이 아니며, 한 사람 한 영혼을 양육하는 헌신과 봉사에서 비롯된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현대판 아굴라와 브리스길라(행 18:26)를 이주민사역 숙련을 위해 적극 양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때 "국내 이주민 사역에 제3의 오순절 역사가 나타나며, 무슬림 확장의 전략 기지화 진행이 약화되고 세계선교의 지름길과 대로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예장합동 100회 총회장 박무용 목사는 격려사에서 "200여 국가에서 한국으로 온 이주노동자, 결혼 이주민, 유학생, 북한이탈주민 등이 자발적으로 입국한 데에는 그들 배후의 혈연, 동질 공동체에 복음을 순연히 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뜻이 있을 것"이라며 "최근 3년간 600여 명의 선교사가 갑자기 추방당하거나 후원 중단 사유로 비자발적으로 선교지를 떠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의 보고를 보면 이주민 선교의 기회가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주민 사역을 바로 수행하지 못하면 이슬람, 이단 등에 외국인이 연루돼 이교 종교들의 활동 무대로 번져갈 수 있다는 이 책의 우려에 공감한다"며 "더 이상 다민족 이주민 사역을 등잔 밑에 방치되지 않게 적극적으로 함께 사역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GMS 이사장 김재호 목사도 "200여 국가 출신 이주민 어느 누구에게라도 한국 사람을 전도, 양육하는 것보다 더 많은 준비와 사역 상 숙련이 꼭 필요하다"며 "이 책은 탁상이론이 아닌 사역 현장과 경륜, 지성을 합해 엮어진 실제 상황들이기 때문에 더욱 큰 생동감을 주고 열매를 만드는 재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총신대학교 전 총장 김의원 목사는 "교회는 이스라엘 공동체가 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복음 사역을 위해 한국교회에 보내주신 외국 이주민을 새로운 이웃으로 여겨야 한다"며 "현장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교회 미래사역의 일환인 이주민 선교를 위한 갈잡이를 출간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동저자 한국세계유학생선교협의회(KOWSMA) 대표 문성주 목사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한국세계유학생선교협의회(KOWSMA) 대표 문성주 목사. ©문성주 목사

 -국내 이주민 선교를 주제로 여러 전문가가 처음으로 함께 책을 펴냈는데요, 이번 책을 낸 배경이 있습니까.

"국내 이주민 선교에 대한 종합적인 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이주민 선교를 위한 사역자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사역자를 양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교과서입니다. 따라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서 국내 이주민 선교의 길라잡이를 할 수 있는 개론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책 부제를 '한국 내 이주민 전문사역 숙련의 길잡이'라고 붙이셨는데요, 다른 이주민 선교 책과 어떤 차별성을 두고 있습니까.

"이 책은 이주민 전문 선교사들의 고뇌와 그동안의 경험들이 녹아 있는 책입니다. 특히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국내외국인지부가 사명이라고 생각해서 기획, 실행하고 GMS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추진했습니다. 이 책을 두고 몇 번씩 반복해서 읽으면 소화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우리의 이웃은 누구입니까'라는 제목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아직 이주민에 대한 한국인들의 마음의 벽이 높다고 보기 때문인가요.

"네, 한국의 이주민에 대한 벽은 아직 여전히 높다고 봅니다. 하지만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즈음 이주민을 배경으로 하는 방송, 콘텐츠, 문화, 교육 등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이주민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한국의 정서와 현재의 상황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선교지의 문이 점점 닫히면서 국내 이주민 선교 및 역파송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높아진 관심과 투자하는 노력에 비해 실제로 뚜렷한(?) 성과가 나오는 지 의문이 있습니다. 특히 창의적 접근지역 출신 이주민 선교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실제 역파송 되는 사례들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창의적 접근지역의 문이 닫히면서 선교사들이 철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분들 중에 국내 이주민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려고 하는 선교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참 감사한 일이고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이주민 선교 및 역파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제 한국선교의 의식이 여기까지 도달한 것을 말합니다. 사실 이미 역파송은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눈을 뜨지 못했고 드러나지 않은 것뿐입니다. 역파송 해서 본국에서 교회와 학교, 병원을 세우는 등의 사역 성과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관련해 책이나 방송 등으로 소개된 사례가 적었을 뿐입니다."

-책을 제작하시면서 더 알게 되거나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까.

"이제 이주민 선교가 많이 무르익었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했습니다. 1990년대 초창기 이주민 사역을 시작할 때는 말 그대로 개척의 시기였기 때문에 이 사역을 공감하는 분들이 아주 소수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저술하면서 많은 분이 각자의 처소에서 하나님이 준비시켜서 주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출간된 지 1달 정도 지났는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격려를 해 주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북 콘서트 요청이 있어서 진행하기도 하고, 다양한 분들이 책에 관심을 보이며 읽고 있습니다. 현재는 일반서점과 인터넷으로도 소개가 되어서 절찬리에 판매 중입니다."

-이 책이 어떻게 활용되길 기대하십니까.

"이주민 선교를 하기 원하는 분들에게는 필독서입니다. 한국의 이주민 선교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적합한 책입니다. 특히 교회나 선교단체 등에서 선교훈련을 할 경우에 아주 최고입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단체 구매를 하고 같이 읽고 토론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20명의 훈련생이 모집되면 선교훈련원 개강이 가능하고, 저희는 팀을 구성해 강사들이 가서 강의도 하고 선교훈련원을 개설해 줄 수 있습니다."

-국내 이주민 선교의 미래 비전은 무엇입니까?

"한국 내 이주민 선교는 아주 중요한 선교사역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에 대한 사역을 맘껏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성도들의 기도와 사랑,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해외선교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선교비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이주민 선교를 위한 후원과 관심은 너무나 취약했습니다. 외롭게 20년 이상 일해 온 사역자가 많습니다.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 사역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

이주민 선교의 전문성과 비약적인 도약, 발전을 위해 이제 한국교회와 선교계는 이 분야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 사역을 잘 할 수 있도록 연구와 개발(R&D) 등 적극적인 후원과 관심이 해외선교사를 파송하고 훈련하며 멤버케어를 하듯이 국내 이주민 대상 선교사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문성주 목사는 한국내 이주민 박사로 일찍이 1989년부터 이주민 선교에 입문하여 부산과 대구의 화교들을 섬겼고, 대구대동교회에서 중국인을 위한 중국어예배를 2001년에 시작하고, 경북대학교회에서 유학생교회를 개척하였다. 부산외고 중국어과, 경북대 중어중문학 전공 후 총신대 선교대학원에서 선교학 석사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백석대학교에서 유학생을 사회과학적으로 최초로 연구해서 선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OM국제선교회, SIM국제선교회에서 훈련을 받은 후 영국에서 자비량선교훈련을 수료했다. 2013년에는 유학생선교포럼을 한국 최초로 개최했으며, 현재 이주민 선교를 위한 이주민전문선교훈련원을 서울과 대구 경산에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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