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기억합니다.
침략자의 거대한 권력 앞에 맞섰던 독립운동가이자
믿음과 신념을 죽음으로 지킨 아름다운 순교자.
그 믿음의 선배를 저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존경합니다"
- 주기철의 막내아들 주광조 장로
[기독일보=엔터테인먼트] 지난 25일 '성탄절' 밤 10시 KBS 1TV <다큐1>을 통해 방송된 성탄특집 「일사각오 주기철」(연출 권혁만PD)이 새로운 구성과 완성도 높은 작품성으로 호평을 모으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이 나가는 25일 밤 10시부터 12시 사이 ‘일사각오 주기철’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1위로 급상승하며, ‘2015 싸이 콘서트’를 앞질렀다.
KBS에 따르면 시청률 또한 종교인물을 다룬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수도권 8.6%, 서울 9.7%을 기록하며, 동일시간대 KBS ‘다큐1′ 정규프로그램으로서는 올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정 종교인을 부각시킨 다큐임에도 이같은 폭발적인 관심을 끈 것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다큐1’ 시청자 게시판에는 감동과 감사의 뜻을 전하는 시청자들의 시청소감이 폭주해, 하루 사이에 무려 600건을 넘어셨고 27일 현재에도 700건을 넘기며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시청했다는 한 초등학생은 “광복절에 태극기를 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됐다”며 “독립운동의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시청자는 “모두가 마음의 중심을 잃고 방황하며 변절이 흔해진 시대에 ‘신념’의 중요성을 일깨운 방송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방송이 특정 종교에 머무르지 않고 ‘정의와 신념’이라는 범인류적인 메시지와 한국독립운동사를 새롭게 조명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한 시청자는 "시청하는 동안 내내 큰 감동과 도전과 반성의 시간이 됐다"면서 "일사각오의 신앙으로 한국교회의 길을 다시 묻는 시간이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프로그램 차별화된 구성 또한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제국주의 신사참배에 반대하며 오롯이 ‘일사각오’(一死覺悟)의 길을 걸어갔던 주기철(1897~1944) 목사. 그의 생애를 재조명했던 이번 다큐는, 가해자의 나라 일본인의 눈을 통해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를 재구성하는 독특한 구성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이 일본인의 아버지 또한 70여 년 전 일제에 저항했던 주기철 목사를 통해 삶이 바뀌었고, 지금은 방사능으로 오염된 후쿠시마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목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다큐는 일본인 목회자의 아들이자 아버지의 뜻을 이해아지 못했던 던 스미요시 겐이 주기철의 흔적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다큐와 드라마가 교차되면서 일본 침략의 역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 가미카제 특공대 출신은 “일본의 지난 죄를 용서해 달라.” 고백하는가 하면, 주기철 신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한 일본인 목사는 “당시 신사참배를 강요할 수 있는 어떤 법적 근거도 없었음”을 지적하면서 “주기철 목사의 사상이 일본에 전해지면서 목회자들의 삶을 근원적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연출을 담당했던 권혁만 PD는 이번 방송을 통해 “낮은 곳으로 오셔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사랑’을 전했던 ‘공의로우신 예수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면서 다만 “방송버전에서는 시간 제약으로 이미 촬영된 드라마의 주요 장면들이 많이 생략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일사각오 주기철'은 방송분과는 전혀 다른 구성과 형식의 영화로 제작해, 내년 사순절 기간(2016년 2월 10일~3월 27일)에 전국 영화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