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100만명 시대…강요받는 신앙·지나친 제도화 불만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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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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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목회와사역연구소, '다양한 가나안 성도 사역을 위한 네트워크 세미나' 개최
'다양한 가나안 성도 사역을 위한 네트워크 세미나', 왼쪽부터 김정우 강도사, 우한별 목사, 정재영 교수, 박종현(함께심는교회, 미셔널트레킹).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가나안(교회 '안나가') 성도 고찰 및 대안을 마련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로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다양한 가나안 성도 사역을 위한 네트워크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날 패널 발표는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우한별 목사(현대목회와 사역 연구소), 김정우 강도사(가나안 공동체 준비)가 참여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현대목회와 사역 연구소 측은 "가나안 성도 사역의 진실한 대안을 고민하고 공유하고 싶었다"며 "가나안 성도들의 사역에 관한 논의가 한국 개신교 생태계 안에서 더욱 의미있고 내실있는 방식으로 풍성해지길 기대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다양한 가나안 성도 사역을 위한 네트워크 세미나', 이날 세미나는 SNS 등으로 홍보됐고, 이를 본 70여 명이 선 등록을 마쳤다고 한다.

정재영 교수는 '가나안 현상에 대한 이해와 대안'이란 발표에서 먼저 가나안 성도에 대해 "'가나안 성도'란 기독교의 정체성이 있지만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가나안 땅을 찾듯 새로운 교회를 찾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또 거꾸로 읽으면 '안나가'인 것처럼 교회를 나가지 않는 혹은 의도적으로 기성교회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최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조사한 결과는 10.5%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대략 100만 명에 가까운 가나안 성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나안 성도, 가나안 교회(대안 공동체)가 생기는 원인은 "한국교회가 지나치게 제도화되는 데 대한 반작용이자 비제도권으로 교회 갱신 운동"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들의 특징 중 하나는 '강요받는 신앙'에 대한 불만을 느끼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가나안 성도들은 목회자의 말씀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거기에 질문할 수 없으며, 교인들 사이에서도 신앙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못하게 하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

또 가나안 성도들은 기성교회를 떠나 자신들에게 맞는 새로운 교회를 스스로 세운 것을 '가나안 교회'라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가 가나안 성도들의 영적 욕구를 파악하고 이것을 기성교회가 수용하는 갱신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한국교회가 다양한 생각을 가진 개인들을 존중하고 포용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공동체성을 회복함으로써 탈현대 시대에도 종교적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다양한 가나안 성도 사역을 위한 네트워크 세미나'

우한별 소장은 '가나안 사역과 공동체를 위한 이해'라는 발제에서 "결혼과 출산, 이혼, 재혼 등을 거치며 가나안 성도가 된 분들과 장사와 알바, 직업상 주일 비상근무, 비정규직 등의 이유로 가나안 성도가 된 분들이 많다"며 "또 교회나 목회자에게서 실망하고 가나안 성도가 된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가나안 성도들이 원하는 것은 매우 단순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가나안 성도는 본질의 신앙과 교회는 어떤 모습이고 어떠해야 하는지 직접 경험하고 살아가길 원한다"며 "초대교회가 보여준 매우 단순하고 선명한 신앙 공동체가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다양하고 드넓은 신앙의 생태계를 이뤄야 한다"며 새로운 사역이나 방법론이 아닌 하나님께서 맡긴 근본적인 소명을 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정우 강도사는 '가나안 성도 공동체의 목회적 지향과 모델 제시'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가나안 성도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각지대인 그들을 돌보는 사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강도사는 "가난안 성도들 중 교회를 떠난 후에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약해져 결국 무신론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목회적 관점에서 볼 때는 우선 이들을 먼저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김 강도사는 가나안 성도 사역에 대해 설명한 뒤, 새로운 표현과 방식들을 담아낼 모임이 시도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강도사는 지난 2013년 성공회에서 진행된 워크숍을 소개하며, 영국에서는 '대안적 예배공동체', '카페교회', '예배와 설교를 함께 시도하는 '시커(seeker) 교회' 등 새로운 표현과 방식들의 선교적 교회 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끝으로 "오늘의 모임은 가나안 사역을 시작하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로써 의미를 가진다"며 "이 세미나를 계기로 다양한 가나안 모임들이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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