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 2015 성탄절 메시지]

교회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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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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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연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기독일보DB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복된 성탄절에 주님의 은혜와 축복이 온 누리에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하나님이 인류에게 내리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오늘 하나님이 우리들을 만나주시기 위해 낮은 데로 임하셨습니다.

아기 예수님 탄생의 복된 소식은 세상에서 많은 재물과 권력을 소유하고 누리는 사람이 아닌, 오히려 자기를 비워 가난하게 되고 가진 것을 흩어 구제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사람들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갖 질고와 시련의 고통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충돌하면서 지진과 홍수 등 온갖 자연재해가 삶의 환경을 위협하고,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테러와 학살 등 반인륜적 범죄는 자유와 평화를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참 소망이며 생명이신 예수님의 탄생 소식이 지구촌 곳곳의 어두움을 밝히고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는 우리 사회 작은 자들에게 빛과 소망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오늘 우리 모두에게 비움과 나눔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늘 보좌 버리시고 낮은 데로 임하신 하나님은 당신을 비워 나를 채우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전히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 누리는데 집착한다면 이는 자기를 비워 가난하게 되며, 가진 것을 나눠 구제에 힘쓰고, 겸손하게 이웃을 섬기는 성탄절의 참된 의미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어느 사회단체보다 구제와 봉사에 힘써 왔습니다. 때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올바로 실천하기 위해 온갖 비난과 수모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작은 탐심을 절제하지 못해 결국 주님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실천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면 이 또한 반성하고 돌이켜야 할 때입니다.

한국교회가 이웃과 지역사회를 보살피고 섬기는 일을 많이 하는데도 사회가 몰라준다고 불평하기 전에 그들의 차가운 시선과 질책까지라도 너그러이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성직자들은 그리스도 앞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내 몸을 쳐 복종케 함으로 경건과 절제의 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내 모든 것을 드려 사랑을 나눌 때 비로소 그들의 마음이 열리고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보게 될 것입니다.
주님이 2천 년 전 우리에게 오셨던 것처럼, 오늘 이 세상엔 화해와 위로의 따뜻한 손길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병들고 가난하고 억눌린 자, 자유와 인권을 박탈당하고 기아에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을 외면하고서 어떻게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서 버림받고 소외된 작은 자들을 위해 이 땅에 오신 주님을 따라 세상에서 고통당하는 이웃들을 선한 사마리아인의 뜨거운 가슴으로 품고 나누는 성탄절이 됩시다. 이것이 진정 주님이 이 땅에 성육신하신 뜻임을 깊이 깨닫고 실천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5년 12월 25일 성탄절에

사단법인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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