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강제북송 저지, 순수 인권문제로 접근해야”

교계 中 전문가들, 선교 악영향 끼칠까 우려
▲ 탈북청소년들이 북한에 남은 가족들의 죽음을 무릅쓰고 기자회견장에 나와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중국선교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에 앞장서는 것과 관련,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순수한 인권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한국교회가 탈북자 문제에 올인하다가, 중국 선교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탈북자들의 대모(大母)로 불리며 강제북송중단을 위해 단식까지 했던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은 최근 탈북자 문제에 대해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중국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하기도 했다.
 
중국 선교 전문단체 관계자는 “현재 한국교회가 벌이는 강제송환 금지운동 정도의 문제제기는 할 필요성이 있다”며 “하지만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조심해야 할 일은 자칫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거나 이를 ‘우파 결집’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여야를 초월하고 진보와 보수를 떠나 순수한 인권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탈북자 난민 인정과 강제북송중지 운동은 한국교회가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며 “세상에서는 이를 총선거 등에 이용하려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 교회의 입장에서 순수하게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하고, 그래야 중국도 정치적인 압박 없이 순수한 인권문제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중국은 순수한 인권문제를 제기해도 정치적인 압박을 느끼겠지만, 교회는 그야말로 순수하게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서는 “탈북자 문제는 국경 근처에서 항상 존재했던 사안이고, 단지 이번에 이슈화됐을 뿐”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만, 선교지는 항상 그러한 위험이 존재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은 달라질 게 없지만, 거시적으로 중국이 탈북자들을 더욱 심하게 단속하거나 난민으로 인정하는 등 정치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여러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할 여지는 별로 없을 것이고, 현 상황이 지속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다른 단체 관계자도 “중국은 선교사가 누군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탈북자 관련 사역을 하고 있던 사람들은 조금 힘들어질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중국 선교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탈북자 억류 사건은 북한인권운동에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선교단체 관계자도 “이번 탈북자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에서 탈북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북한인권법에 줄기차게 반대하던 민주통합당도 여론에 따라 새누리당·자유선진당과 함께 탈북자 강제북송중단 촉구결의안을 발의하고 의결에 참여했다. 결의안은 27일 재석의원 156명 중 찬성 154명, 기권 2명으로 통과됐다.
 
서경석 목사는 ‘탈북난민구출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지난 14일부터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작된 ‘탈북난민강제송환 반대집회’에 대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집회를 중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29일은 기독교, 3월 1일은 불교, 2일은 가톨릭에서 집회를 주관한다”며 “단식하고 계신 박선영 의원은 2주만 단식하도록 강력히 권유하고, 박 의원의 뒤를 이어 단식할 제2차 단식팀을 공개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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