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주범인 무슬림 부부…'테러'인 듯

교회일반
국제
국제부 기자
press@cdaily.co.kr
(Photo : 기독일보) (Photo : 출처 = https://twitter.com/abc7robmcmillan)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범 사이드 R 파룩(28)

[미주 기독일보] 최근 美캘리포니아주 LA 동부 샌버나디노 시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범인인 무슬림 부부의 집에서 파이프 폭탄 12개와 실탄 수천여 발, 그리고 수백여 개의 폭발물 장치 등이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더 심각한 사실은 테러와 관련해 테러리스트로 의심받는 국내외 극단주의자들과 온라인 접촉을 했다는 정황 증거가 포착됐다는 것.

이에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수사당국도 3일 이번 총기 난사가 테러일 가능성을 높이 보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현재 테러 여부를 확실히 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수사국(FBI)은 범인인 무슬림 부부 사이드 파룩(Syed Farook·28)과 타시핀 말리크(Tashfeen Malik·27·여) 가운데 파룩이 전화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테러 관련된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사실과, 그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여행한 목적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복수의 경찰 관계자들을 인용해 파룩이 명백히 급진화돼왔으며 이 급진성이 총기난사 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파룩이 전화나 다른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국의 대(對)테러 수사를 받아온 1명 이상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이 의사소통이 그렇게 빈번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들면서 "약한 연계"라고 설명하고, 이들의 의사소통은 몇 개월 전의 일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파룩이 지난 몇 년에 걸쳐 미국 내외에서 극단주의자들과 접촉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특히 이 가운데 미국에 소재한 한 인물은 최근 연방 당국에 의해 테러 용의자로 수사를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여성을 포함한 복수의 범인이 저지른 총기난사 사건은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2000∼2013년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160건 중 대부분이 단독범에 의한 것이었고 오직 2건만 2명 이상의 범인이 저질렀다며 단순한 총기난사 사건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 경찰 관계자는 파룩의 이번 공격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 분명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들의 자택수사에는 파이프 폭탄과 실탄, 폭발물 장치 등이 발견됐고, 이들이 도주하는데 이용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에서도 자동소총 2정과 권총 2정, 실탄 1천600여 발이 나왔다. 파룩·말리크 부부는 총기난사 현장에서 각각 자동소총과 권총을 사용했으며, 이 총기들은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연방 알콜·담배·화기단속국(AFT)은 전했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총기와 실탄을 다량 준비한 것으로 미뤄 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사전에 정교하게 기획된 범행"이라 밝히고, "또 다른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범인들은 총기난사 현장에서 65∼75발을 발사했으며, 경찰과의 총격전에서도 최소 70발 이상을 사용했다"면서 "이들은 차 안에 자동소총 실탄 1천400발과 권총 실탄 200발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또 버건 경찰국장은 "총기난사 현장에서 리모트 컨트롤러로 연결할 수 있는 파이프 폭탄 3개가 발견됐다"고 밝히고, "하지만, 이 파이프 폭탄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파룩은 일리노이 주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 독실한 무실림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룩의 아내 말리크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미국에 파키스탄 여권으로 입국했으며, 입국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부부는 온라인 상에서 만났으며, 사우디 아라비아를 함께 여행했고, 이후 함께 미국으로 왔다. 아내는 약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무슬림 기관에 따르면, 이들은 결혼은 2년 전에 한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치는 않다.

FBI는 현재 정체불명의 파키스탄 출신 말리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파룩을 만나 약혼자 비자를 받고 2년 전 미국에 건너와 미국 국민이 된 점을 눈여겨보고 이들의 만남 과정을 집중해서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보디치 FBI LA지국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룩은 2003년 성지순례기간인 하지(haji)에 수 주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체류했으며, 지난해 7월 아내 타시핀 말리크와 입국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이 테러로 보이는 데다 용의자는 무슬림인만큼, 시리아 난민 1만명을 수용하겠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이번 사건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 수용과 관련, 미국을 테러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는 공화당을 향해 오바마 대통령은 "임박한 테러 위협이 없다"고 단언해왔는데,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보안 구멍' 논란과 함께 보안 당국의 허술한 대응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전망으로 보이기 때문. 그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억제, 봉쇄되고 있다고 말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파리 테러가 일어나 비판을 받았었는데, 이번에도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경선 주자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 연합 모임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단언했고,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역시 같은 모임에서 이번 참사의 원인은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리즘" 때문이라면서 이들과 맞서 싸울 '전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파룩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무슬림 #테러 #이슬람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