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최근 이슬람국가(IS)의 파리테러를 바라보며 이슬람교 혹은 무슬림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생기지는 않았을까. 왜 저들은 저렇게 과격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려고 할까? 김성운 박사(고려신학대학원)는 "이슬람 내부에서 일어나는 세속화, 서구화와 함께 외부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중동 개입에 대한 반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분석했다.
16일 오후 총신대에서는 '제16회 개혁주의선교신학회 학술심포지엄'이 열린 가운데, 김성운 박사는 "이슬람 선교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언론에 등장하는 이슬람이 IS나 보코하람, 그리고 알카에다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슬람이라고 하면 근본주의 이슬람을 떠올리지만 사실 대부분의 무슬림은 이슬람의 전통을 따르는 전통주의자들"이라 했다.
김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전통주의 무슬림이란 꾸란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는 일반적인 지식, 구전, 관습 등을 통해 전해내려 오는 것들을 이슬람의 가르침으로 알고 따르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 민속 이슬람도 이 부류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전통주의 무슬림들은 이슬람의 이상을 추구하는 것보다 현실의 필요를 채우는데 관심이 많고 이슬람 경전과 전통 속에서 발견되는 평화와 관용을 내세운다"고 설명하고, "다른 종교인들과 마찰하기보다는, 협력과 공생을 강조한다"면서 "릭 러브(Rick Love)는 무슬림권의 3/4 이상이 이러한 관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 한다"고 했다.
또 "무슬림으로 살아가지만 일상생활을 하는데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도 상당히 존재 한다"고 전하고, "이들은 서구 문화가 보편적인 문화라 생각하고 그것을 선호하며 사회주의를 혹은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부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무슬림들을 현대주의자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슬람 국가에서 근본주의 이슬람의 득세로 이들의 영향력이 다소 약화되기는 했지만, 지식인들과 도시 중산층 사이에서 이들은 여전히 중요한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김성운 박사는 "이처럼 한 이슬람 국가 내에도 이슬람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이해들이 공존 한다"고 말하고, "최근 이슬람 내부 상황은 전통주의는 약화되면서 근본주의가 힘을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흥미롭게도 근본주의는 교육받은 엘리트들이나 서구에서 자라난 무슬림 2세들 가운데 추종자들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서구화나 세속화가 번영과 풍요를 가져다주는 대신, 이슬람에 대한 억압과 서구에 대한 종속, 그리고 윤리적 타락의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최근 아프리카에서 서구 교육을 반대하며 등장한 보코하람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출범한 IS는 그러한 불만이 집단적으로 표출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이슬람에 대한 이와 같은 이해들이 이슬람 사회 내부에서 서로 충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랍의 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독재 권력에서 민주적인 통치로의 이양을 기대하며 항쟁을 시작했던 북아프리카 이슬람 국가들과 시리아는 더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고 말하고, "이들 국가에서 이슬람주의자들과 세속주의자들 사이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고 이슬람주의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이견도 너무 깊고 넓어 보인다"면서 "표면적으로 평온해 보이는 이슬람 국가의 대부분도 내부적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는 "Pew가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대부분 무슬림들은 샤리아나 세속주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이슬람의 신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그리고 경제적 안정을 이룰 수 있기를 원한다"고 설명하고, "문제는 근본주의와 자유주의가 서로 힘을 겨루고 있는 이슬람 사회에서 무슬림들의 이러한 열망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 했다.
그러나 김 박사는 자유주의와 근본주의 사이의 긴장이 만들어 내는 이러한 갈등의 표출이 단기적으로는 선교에 걸림돌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선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 봤다. 그는 "우리가 이란에서 보는 것처럼 출구가 없이 계속 순환되는 그러한 갈등이 무슬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종교에 회의를 갖도록 만들고 영적인 갈증을 부추겨 복음에 관심을 갖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했다.
한편 “미래선교 오늘과 내일”(최명근 교수 은퇴 기념학회)를 주제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는 김성운 박사의 발표 외에도 “로잔신학과 로잔정신을 통한 한국교회 갱신”(김승호) "한국교회 미래형전도로서 관계중심적 전도연구"(김성욱) "총회세계선교회 선교정책 평가 및 대안 연구"(양은광) "교회개척 비전에 충실한 사역전략이 교회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최형석)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