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13일(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발생한 이슬람국가(IS)의 동시다발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132명으로 늘어났고 중상자 수는 96명으로 감소했다고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IBT)가 보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간으로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프랑스 경찰은 압데슬람 살라라는 벨기에 거주 프랑스 국적 남성의 사진을 공개하고 그를 파리 테러 범인의 한 명으로 수배했다.
피해자와 용의자의 신원이 속속 확인되는 가운데 테러 현장에서 사망한 용의자 7명 중 1명은 프랑스 교외에 거주하는 알제리계 이슬람 신자로 드러났다.
다른 2명은 벨기에에 거주한 프랑스인이며 다른 2명은 최근 그리스를 통해 유럽에 들어온 난민으로 나타났다.
파리 검찰이 공개한 세부 테러 정황에 따르면 이날 공격은 3개 그룹으로 된 최소 7명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발생했다.
영국 가디언은 IS가 "8명의 형제들"이라고 칭한 점을 들어 용의자가 8명이며, 1명은 도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다른 용의자 1명의 존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행방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테러가 외국에서 계획되고 조직됐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테러 현장에서는 벨기에 번호판을 단 차량이 2대 발견됐으며 벨기에 경찰은 이를 추적해 용의자들의 은신처를 찾아냈다.
벨기에 경찰은 체포한 용의자들이 테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 중에는 시리아 난민으로 유럽에 유입된 것으로 신원이 추적되는 이들이 있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난민사태를 푸는 데 큰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숨진 한 용의자 시신 옆에서 시리아 여권이 발견됐으며 이 남성은 지난달 3일에는 그리스 레로스 섬에서, 7일에는 세르비아의 마케도니아 접경지 프레세보에서 난민으로 등록됐던 인물이라고 그리스와 세르비아 당국이 확인했다.
또 다른 용의자도 시리아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지난 8월 그리스를 거쳐 들어온 난민으로 보도됐다.
테러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여권은 아직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15세 소년의 것도 있었다.
프랑스 정부는 테러 배후로 지목된 IS에 대한 강력 대응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전날 올랑드 대통령이 이번 테러를 프랑스에 대한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밝힌 데 이어, 발스 총리도 "테러 배후에 있는 자들을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스 총리는 프랑스 TV에 출연해 "적을 공격해 파괴할 것"이라며 "프랑스와 유럽에서, 그리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도 이번 행위의 주체를 찾아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모인 주요국 정상들은 파리 테러를 강하게 규탄하면서 테러 대응 강화를 다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난 후 "무고한 사람들을 뒤틀린 이념에 근거해 죽이는 일은 프랑스뿐 아니라, 터키뿐 아니라 문명 세계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야만적인 테러 공격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종교를 해치고 있을 뿐"이라며 테러 대응을 위한 각국의 강력한 공조를 촉구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는 파리 테러를 계기로 테러 대응책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다. 주요국 정상들은 테러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테러와 난민 위기의 근본 원인인 시리아 내전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특별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정부가 국가안보태세를 최상위급으로 올리고 에펠탑 등 주요 관광시설의 문을 닫은 가운데 테러 발생 장소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은 이날 애도 물결로 가득 찼다.
통제된 바타클랑과 피해 식당 등 앞에는 충격과 슬픔에 젖은 파리 시민들이 잇따라 찾아와 꽃다발과 촛불 등으로 희생자를 기렸다.
프랑스인에 대한 애도와 연대의 의미로 전 세계 주요 건물이 프랑스 삼색기를 상징하는 세 가지 빛깔로 물들었으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사용자들이 프로필 사진을 삼색으로 덧칠해 게재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파리테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