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생명목회실천협의회(회장 진희근 목사)가 5일 오후 연동교회(담임 이성희 목사)에서 "다시 말씀 앞에서"란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생명목회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박동현 박사(전 장신대 교수)는 강연을 통해 "(교회) 개혁의 잣대를 우리는 일단 성경에서 찾는다"고 말하고, 이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성경에서) 사람을 하나님보다 높이지 말라고 가르치는데, 오늘 우리는 교회 안 권력자들을 하나님처럼, 아니 하나님보다 더 받들도록 다그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되묻고, "하나님은 힘없는 사람들에게 마음 쓰시는데, 우리 교회 지도자들은 이들을 함부로 대하고 심지어 괴롭히기까지 하지는 않느냐"고 했다. 덧붙여 "사회 문제도 중요함을 (성경은) 가르치는데, 종교인들이 아예 사회 문제는 제쳐 놓고 살도록 가르치지는 않느냐"고도 했다. 결국 말씀 앞에 서자면서, "그리스도를 그리고 말씀을 우리의 종으로 부리려"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박 박사는 "올바른 성경 이해는 역사적인 성경 이해를 전제"한다고 밝히고, "(성경은)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적어만 놓은 책이 아니"라면서 "오늘도 그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기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때와 곳, 상황이 어떠한지를 바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박 박사는 설교자에 대해 "메시지를 하나님께 받아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메신저, 곧 심부름꾼"이라 말하고, "설교자는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서 앞줄에 서도록 불려나온 사람"이라 했다. 때문에 설교자는 "하나님과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선 사람"인데, 이 점에서 설교자는 구약에 나오는 종교인들 가운데 '제사장'보다는 '예언자'에 훨씬 더 가깝다고 그는 말했다.
더불어 박 박사는 설교자는 "하나님과 청중들의 형편을 잘 살피고, 하나님과 청중의 메시지를 들으며, 하나님과 청중을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과 청중을 섬기는 일꾼"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설교자가 "청중 한 사람 한 사람 오로지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서 오로지 그리스도만 의지하고 굳세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곁에서 거드는, 그런 삶의 기쁨이 그들에게 나날이 더하도록 뒷바라지 할 따름"이라 했다. 설교자는 리더이기 보다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박사는 "(설교자가) 나의 설교가 하나님 말씀을 가리지 않도록, 나의 설교가 하나님과 청중 사이를 가로막지 않도록 늘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고 당부하고, "심부름꾼이 주인 행세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더불어 "설교자는 본문 그 자체에 힘이 있음을 굳게 믿어야 한다"면서 "때문에 성경봉독 또한 아무렇게나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설교 시간 마치 자기가 하나님이나 된 듯 오만불손하게 말하고 건방지게 처신해서는 안 되며, 설교하는 그 순간에도 설교자는 열심히 온 정성 다해 귀 기울이는 마음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박 박사는 설교자의 청중 상황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청중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설교자가 청중에게 깊은 관심을 두고, 청중의 삶을 이해하려고 힘써야 하며,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두고 하는 기도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더불어 설교자가 자기가 속한 사회의 역사를 바르게 알아야 하고, 역사를 함부로 해석하기 보다는 성령의 도움을 받아 바르게 이해하고 풀이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그는 당부했다. 그러기 위해서, "설교자는 힘없는 사람들이 피땀흘려 살아온 생생한 역사를 찾아내고 이해하도록 힘써야 하며, 시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박사는 설교자가 미래를 내다보며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본문을 읽으면서 시대를 읽고, 시대를 읽으면서 본문을 읽으라" 말하고, "우리가 말씀 앞에 바로 서면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고 새 역사가 이뤄진다"고 했다. 더불어 "그리스도인들도 나름대로 각각 하나의 작은 말씀"이라면서 그는 그의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행사 전 경건회에서는 진희근 목사(회장, 승리교회)가 설교하고, 손인웅 목사(상임대표, 덕수교회 원로)가 축도했다. 또 콜로키움은 김인주 목사(종교개혁500주년위원장)의 인도로 진행됐다. 진희근 목사는 "세계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2년 앞두고 있다"면서 "교회개혁 정신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생명목회콜로키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