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의 멸망 이야기가 계속된다. 바벨론 멸망은 큰 사건이며 성도들이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 셋째 환상 : 바벨론 멸망 선언
“이 일 후에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니 큰 권세를 가졌는데 그의 영광으로 땅이 환하여지더라. / 힘찬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귀신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이 모이는 곳과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도다. / 그러므로 하루 동안에 그 재앙들이 이르리니 곧 사망과 애통함과 흉년이라. 그가 또한 불에 살라지리니 그를 심판하시는 주 하나님은 강하신 자이심이라”(계18:1~2, 8)
파쿤도 베아투스의 삽화인 <불에 타서 멸망하는 바빌론의 애가>에서 보면, 성경 내용과 같이 하늘에서 큰 천사가 내려와서 바빌론의 멸망을 선언하니 찬란한 도시가 불타오르고 있다.
■ 넷째 환상 : 바벨론 멸망에 대한 애가
“땅의 상인들이 그를 위하여 울고 애통하는 것은 다시 그들의 상품을 사는 자가 없음이라 / 그 상품은 금과 은과 보석과 진주와 세마포와 자주 옷감과 비단과 붉은 옷감이요 각종 향목과 각종 상아 그릇이요 값진 나무와 구리와 철과 대리석으로 만든 각종 그릇이요 / 계피와 향료와 향과 향유와 유향과 포도주와 감람유와 고운 밀가루와 밀이요 소와 양과 말과 수레와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라” (계8:11~13)
12세기에 제작된 라일랜드 베아투스에는 <바벨론 멸망에 대한 왕과 상인들의 애가>란 삽화가 있다. 이 그림에는 바벨론 방탕에 참여 했던 4인의 왕이 왕관을 쓰고 홀을 든 채 불타는 연기를 보고 울며 가슴을 치고 있다. 다음은 로마와 거래하여 부를 누리던 상인들이 왕의 옆에서 애가를 부르고 있다.
상인들이 거래하던 상품은 보석, 고급 의류, 값진 장식품, 식료품, 그리고 동물 등 29종이다. 로마가 얼마나 부하고 사치한 가를 보여 준다. 우리나라의 고구려 신라의 초기쯤 인데 당시에 로마는 벌써 은접시로 식사하였다. 상품 마지막에 ‘종들과 사람의 영혼’을 거래했다고 되어있다. 노예 뿐 만 아니라 현대 같이 인간을 상품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 다섯째 환상 : 바벨론의 멸망
“이에 한 힘 센 천사가 큰 맷돌 같은 돌을 들어 바다에 던져 이르되 큰 성 바벨론이 이같이 비참하게 던져져 결코 다시 보이지 아니하리로다. / 또 거문고 타는 자와 풍류하는 자와 퉁소 부는 자와 나팔 부는 자들의 소리가 결코 다시 네 안에서 들리지 아니하고 어떠한 세공업자든지 결코 다시 네 안에서 보이지 아니하고 또 맷돌 소리가 결코 다시 네 안에서 들리지 아니하고“(계18:21~22)
멸망이 선언된 바벨론이 여기서는 드디어 멸망하게 된다. “큰 성 바벨론이 이같이 비참하게 던져저 결코 다시 보이지 아니하리로다.” 맷돌을 던진 천사의 해설이다. “결코 보이지 아니하리로다”는 위 성경 구절에서만도 6회나 나와 있어 로마의 완전한 멸망을 암시해 준다.
12세기 후엘가스 묵시록 삽화에 <맷돌을 든 천사>가 실렸다. 무거운 맷돌을 던지는 행위는 예례미아 선지시대의 시종장 스라야가 맷돌을 유프라테스강에 던져 바펠론이 멸망한 것 같이 로마 역시 옛날의 바벨론처럼 멸망하리란 것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