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 논평] 국정화 추진, 역사교육 획일화로 자유민주사회의 다양성·창의성 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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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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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편향 교과서 개선은 검인정 제도의 엄격한 실행과 공론화과정을 통하여 시행되어야한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샬롬나비 상임대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창립원장)

정부가 지난 2015년 10월 12일에 2017년부터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올 11월에 집필진을 구성하고 1년간 집필한 이후에 2017년 3월부터 학교에서 가르치는 안을 확정, 고시했다. 이번 정부가 그동안 13년간의 검인정 체제에서 국정화 전환을 확정하게 된 이유는 현행 검인정 체제 아래서 만들어진 한국사 교과서가 상당히 좌편향되어 있어서 바른 역사의식, 국가관을 심어주지 못함으로 미래세대를 위해서 바른 역사교육이 필요하며, 현재 검인정 체제로는 좌편향되어 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바로잡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거의 좌편향이란 평가를 받는 진보진영 집필진들이 거의 독점하여 저술하여 학생들의 의식을 좌편향시킨다는 것이 현 정부의 인식이다.

한국사 교과서는 1972년 유신 2년 후인 1974년 국정화 제도로 개편되었는데,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정부의 국사교육의 독점과 획일화된 역사교육에 대한 비판을 꾸준하게 제기하였다. 이러한 논란 속에 2002년에 김대중 정부는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체제의 검인정제 도입을 시행하기 시작하였는데, 금성출판사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는 북한체제를 옹호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10년에 국사 교과와 한국근대사 교과는 다시 한국사 교과로 통합되었다. 이러한 검인정체제 하에서 현재 8종의 한국사 교과서가 검인정을 통과하여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8종의 한국사 교과서 중 교학사를 제외한 다른 교과서들이 좌편향되어 있고, 검정제도로 좌편향을 수정하는 것은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국정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 보고 있다. 정부는 미래세대의 바른 역사교육을 위해서 국정화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이에 대해 야권과 학계의 다수와 많은 시민들은 친일과 유신독재를 미화하고 권위주의적인 통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은 한국사 국정화 논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1. 한국사 교과서는 좌우이념의 편향을 넘어서 헌법적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

현재 정부는 국정화를 추진하는 이유로 현행 검인정제도 하의 교과서들이 좌편향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야당에서는 정부의 국정화 시도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우편향된 시각으로 역사를 왜곡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만일 정부의 시각과 같이 한국사교과서가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면서 한국의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좌파 이념에 의해서 편향되어 있다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상황이어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야권이나 진보진영에서 의심하는 것처럼 국정화의 의도가 과거의 친일행적과 유신독재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는 우편향된 의도의 산물이라면, 국정화 추진은 우리 역사를 민주화 이전의 과거로 돌리려는 것이다. 한국사 교과서는 이념에 정향된 시각으로 서술되어서는 안 된다. 보수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 이념적인 성향을 떠나, 자유, 민주, 평등, 행복 추구의 권리 등과 같은 헌법적인 가치를 공유하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함이 없이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대부분의 한국사교과서가 좌편향된 시각을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보다 객관적인 평가작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헌법적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한 각기 이념적인 성향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한 시각을 존중해야 한다.

2. 역사교육의 개혁은 역사학계와 교육계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국정화를 강행하면 좌편향된 교과서를 수정할 수도 있으나 이는 역사학계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시민사회의 자율적인 권한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거의 대부분 세계국가들(아배정권 하의 일본과 통일 전 서독 등)도 유엔의 권고를 따라서 검인정 제도를 택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역사학계가 진보적인 성향을 띤다고 보고 이것을 정부가 개입해서 바로 잡으려 하면, 이것은 관(官)이 민(民)을 통제하던 과거의 권위주의 정부로 돌아가는 것이다. 정부는 헌법적 테두리 안에서 역사학계와 교육계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하고, 역사학계와 교육계는 국가적인 정체성을 훼손함이 없이 책임적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헌법이 강조하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의 구현이다.

3. 교과서의 개선은 현 검정제도의 엄격한 시행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좌편향 교과서 사태 발생을 야기한 허술하고 형식적인 검정제도의 시행을 근본적으로 점검하지 않고 그 책임을 좌편향 집필진의 카르텔 형성에만 돌려서는 안 된다. 현재 좌편향된 검인정교과서들은 정부가 인정한 교과서들이다. 이는 메르스 사태나 세월호 사태처럼 주관부서의 허술하고 형식적인 검인정 과정을 거친 교과서들이다. 이에 대하여 정부는 허술한 관리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좌편향 교과서 사태는 보다 섬세한 검인정 과정과 공론화 과정을 시행함으로써 점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좌편향 교사들의 카르텔 형성으로 인한 보수적인 교과서 사용이 어려운 현실에 관하여도 공론화 과정과 행정적 권한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주무부서인 교육부는 좌편향 교과서 사태를 야기한 공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4. 무리한 국정화 추진은 민생을 뒷전으로 하고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력을 소모한다.

합리적인 의사소통과정을 무시하는 무리한 국정화 추진은 청소년 실업 대책 등 민생 문제를 외면하고 국론을 분열 시키고 국력을 소모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조급한 국정화 추진이 아니라 민의수렴을 위한 합리적이고 공개적인 토론이다. 역사교육의 편향을 극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해서 균형잡힌 역사관을 형성하고 교육한다는 목표는 너무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민주적인 공정한 논의의 절차를 거쳐서 교과서 개선안을 마련해야 온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

5. 교과서 개선을 위해서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

현재 국정화를 둘러싼 논쟁은 한국근현대사를 둘러싼 서로 다른 역사관의 충돌이자, 자신들의 사관에 따른 교과서를 서술하여 그 관점으로 교육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서로 다른 진영을 거의 부정하면서 반국가적인 세력으로 매도하는 현 상황은 진정한 사회통합에 역행한다. 국정화 추진세력이나 국정화 반대세력은 둘 다 이런 배타적인 정신으로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몰고 있다. 한 나라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진보하려면 좌, 우파 양 진영이 모두 건강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진영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진영도 공동체를 함께 세울 수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역할을 존중하고 나와 다른 상대방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고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보수 진보 양 진영에서 상대방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상대방의 반대와 다른 견해를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경청하려는 태도이다.

6. 한국교회는 바른 역사교육과 사회통합을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한국의 역사는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달려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편파적인 좌우 이념을 넘어서, 자유, 정의, 평화와 같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반영된 국사 교과서가 집필되도록 기도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사는 세계사와 아시아사의 맥락에서 보다 균형있게 조명될 수 있다. 종교 서술에 있어서도 전통종교편향에서 보편종교로, 민족주의적 사관 편향에서 인류보편사 관점으로 개선하도록 힘써야 한다.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로 분열되어 갈등하는 한국사회에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나타난 평화의 정신이 전파되어 사회통합이 이뤄지도록 하나님이 교회에 부여한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2015년 10월 26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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