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창녀 바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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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 교수 기자
chkang9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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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삽화로 읽는 요한계시록(18)-바빌론의 멸망에 대한 일곱 환상들(계17장)

[기독일보 강정훈 교수] 요한계시록은 서론(1-3장)에 이어 제1편(4-19장)에서는 일곱봉인재앙, 일곱나팔재앙, 그리고 일곱대접재앙 등 교회의 박해를 차례로 보여준다. 제2편(19-21장)에서는 재림, 천년왕국, 최후심판,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 등 교회의 승리가 펼쳐지며 결론(22장)에서는 마지막 기도인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마라나다)’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 16장에서는 세상 가장 마지막에 있을 일곱대접재앙을 보았다. 그 중에서 마지막 일곱째 대접의 내용인 바벨론의 멸망을 좀 더 상세히 보여주기 위하여 제17장부터는 사도요한이 목격한 바빌론의 멸망에 대한 일곱 환상들을 기록하였다. 그러니까 이 부분은 요한계시록 구성의 특징인 막간환상, 보충환상이라 하겠다.

■첫째 환상 : 왕과 더불어 음행하는 큰 창녀

“대접 일곱 개를 가진 그 천사 가운데 하나가 와서, 나에게 ‘이리로 오너라. 큰 바다 물 위에 앉은 큰 창녀가 받을 심판을 보여 주겠다. 세상의 왕들이 그 여자로 더불어 음행을 하였고, 땅에 사는 사람들이 그 여자의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였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표준새번역 계17:1-2)

요한이 본 이 환상은 바빌론의 멸망을 시행한 일곱째 대접을 부은 그 천사로부터 전개된다.

▲바빌론의 창녀, 밤베르크묵시록(오토3세 또는 헨리2세 용), 라이헤나우 수도원(콘즈탄츠호), 1000-20. 밤베르크 주립도서관, 독일ㅣ The Whore of Babylon, The Bamberg Apocalypse, the monastery of Reichenau (Lake Constance),1000-20, Bamberg State Library, German, public domain

11세기에 제작된 파쿤도 베아투스에는 <왕과 함께 술을 마시는 큰 창녀>란 삽화가 있다.

큰 창녀가 왕과 함께 음행을 하기 위한 큰 술잔을 높이 들고 있다. 여기서 창녀는 바빌론이란 이름이지만 이는 사치와 음행으로 여러 나라를 타락시킨 이방도시 로마를 가리킨다. 로마의 황제 클라우디우스의 아내 메살리나는 일국의 황후로서, 밤이면 공창에 나가 보통 창기들처럼 몸을 바치곤 했다고 하니 성적 타락의 극치를 보여주는 제국이었다.

그 창녀는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큰 바다 물 위에 앉아 있다. ‘창녀가 앉아 있는 물’은 “백성들과 무리들과 민족들과 언어들이다”라고 천사 자신이 해설해 주고 있다(계17:15)

술잔을 높이 든 ‘세상의 왕들’은 로마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나라들이다. 그들은 로마의 영향으로 황제숭배 및 우상숭배에 빠진 나라들이다.

11세기에 제작된 파쿤도 베아투스에는 <왕과 함께 술을 마시는 큰 창녀>란 삽화가 있다.

큰 창녀가 왕과 함께 음행을 하기 위한 큰 술잔을 높이 들고 있다. 여기서 창녀는 바빌론이란 이름이지만 이는 사치와 음행으로 여러 나라를 타락시킨 이방도시 로마를 가리킨다. 로마의 황제 클라우디우스의 아내 메살리나는 일국의 황후로서, 밤이면 공창에 나가 보통 창기들처럼 몸을 바치곤 했다고 하니 성적 타락의 극치를 보여주는 제국이었다.

그 창녀는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큰 바다 물 위에 앉아 있다. ‘창녀가 앉아 있는 물’은 “백성들과 무리들과 민족들과 언어들이다”라고 천사 자신이 해설해 주고 있다(계17:15)

술잔을 높이 든 ‘세상의 왕들’은 로마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나라들이다. 그들은 로마의 영향으로 황제숭배 및 우상숭배에 빠진 나라들이다.

▲왕과 함께 술을 마시는 큰 창녀(계17장), 파쿤도 베아투스,1047. 양피지에 채식, 285 x 210mm, 마드리드국립도서관ㅣ The Great Prostitute gets drunk with King (Apoc. XVII), Facundus Beatus, 1047. Illuminationon parchment, 195 x 180 mm, Biblioteca Nacional, Madrid,

“나는 한 여자가 빨간 짐승을 타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짐승은 하나님을 모욕하는 이름들로 가득하였고, 머리 일곱과 뿔 열 개가 달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마에는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물건들의 어머니, 큰 바빌론이라는 비밀의 이름이 적혀 있엇습니다,” (계17:3-5)

11세기 초에 제작된 밤베르크묵시록의 삽화 <바빌론의 창녀>를 보면 창녀가 빨간 짐승을 타고 있다. 이 짐승은 용을 닮았기 때문이 야수적인 힘으로 교회를 박해하는 로마의 권력인 것이다.

그 짐승들은 하나님을 모욕하는 이름들로 가득하다 했는데 실제 로마황제들은 자신을 신이라 하는 망언도 서슴치 않았다. 아우구스투스황제가 죽자 로마인들은 그를 “신들과 같은 자(divus)”라 불렀으며, 네로는 그의 화폐에서 “세상의 구주”라 하였다. 특히 기독교를 극심하게 박해한 도미시안은 “우리 주 하나님”으로 숭배되었던 것이다.(박수암 신약주석 요한계시록)

그 창녀의 이마에는 ‘음녀들의 어머니, 큰 바빌론’이란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로마의 창녀들은 이마나 머리띠에 자기 이름이나 별명을 적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왕과 함께 술을 마시는 큰 창녀(계17장), 파쿤도 베아투스,1047. 양피지에 채식, 285 x 210mm, 마드리드국립도서관ㅣ The Great Prostitute gets drunk with King (Apoc. XVII), Facundus Beatus, 1047. Illuminationon parchment, 195 x 180 mm, Biblioteca Nacional, Madrid,

■둘째 환상 : 창녀제국 열 왕과 어린 양의 싸움

“내가 그 여자를 보고 크게 놀라니 그 때에 천사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머리 일곱은 그 여자가 타고 앉은 일곱 산이요, 또한 일곱 왕이다....네가 본 열 뿔은 열 왕이다....그들이 어린 양에게 싸움을 걸 터인데, 어닌 양이 그들을 이길 것이다. 그것은 어린 양이 만주의 주요, 만왕의 왕이기 때문이며, 어린 양과 함께 있는 사람들이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신실한 사람이기 때문이다’”(계17:7.9.14)

창녀가 탄 짐승이 머리 일곱과 열 뿔이 달린 모습에 사도요한은 무슨 뜻인지 모르고 놀라왔다. 이에 천사가 직접 해석해 주었다.

일곱 머리는 일곱 산이요 일곱 왕이라 하였다. 로마는 흔히 일곱 산의 도시라 불리었고, 일곱 왕은 로마의 모든 임금들을 가리킨다.

또한 열 뿔은 열 왕이라고 하였는데 열은 세상 만수로서 문자적인 열 명이 아니라 마지막 날에 적그리스도 편에 서는 동방에서 오는 왕들을 포함한 세상의 많은 왕들을 가리킨다.

스페인에서 리에바나 베아투스의 요한계시록주해서를 13세기 초에 그린 작품으로 현재 폴게티박물관에 소장한 <어린 양이 열 왕을 이김>이란 채색 삽화가 있다.

이 삽화를 보면 적그리스도 세력으로 연합한 열 왕(세상의 왕)들은 합세하여 어린 양에게 싸움을 걸게 된다. 그러나 천사가 뱀처럼 꼬리가 긴 열 왕을 모두 죽이고 전쟁을 이긴다. 열 왕은 만주의 주요 만왕의 왕이신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이 모습은 바로 16장에 기록된 아마겟돈 전쟁을 이곳에서 천사가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확인해 준다. 주님 재림하시기 전 이 세상 마지막 큰 환난에서 어린 양이 승리하게 된다는 것을 요한이 다시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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