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성경에는 하나님의 일과 세상의 일을 구분한다. 대다수 그리스도인도 예배, 성경공부, 기도, 전도, 봉사 등 교회와 직접 연관된 일은 하나님의 일로, 경제적 필요를 위한 직업 생활 등 교회와 특별히 연관되지 않은 일상의 일은 세상의 일로 인식한다. 그래서 많은 그리스도인은 교회 안에서와 교회 밖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일터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특별히 떠올리지도 않으며, 기독교 신앙이 직장 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일터와 신앙 생활을 별개로 분리하여 그 속에서 '이중적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심지어 믿는 사람들조차 경험적으로 일터에서 '장로', '집사' 직분을 강조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면, 우리가 있는 어느 자리에서든 그리스도인으로서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회에서는 열심히 봉사하지만 일터에서는 자신이 그리스도인인 것조차 드러내지 않거나, 혹은 일터에서의 '하나님의 일'을 위해 예배, 전도 활동은 열심히 하면서도 정작 직장인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다면 어느 쪽이든 일터에서 선한 영향력을 드러내기는 어렵다. 기독 직장인으로서 이러한 마음속 부담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명을 고취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제3회 일터사명컨퍼런스 2015'가 11월 6일부터 7일까지 서울 평창동 예능교회(조건회 목사)에서 열린다. '일터에서 네 하나님을 보이라'를 주제로, '일터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라'를 비전으로 한 이번 행사는 한국교회를 살리는 '일터사역'의 중요성을 더욱 확산시키고, 일터사역을 위한 정보와 경험을 교류하며 실제적인 연합을 이루기 위해 준비됐다. 일터사명컨퍼런스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예능교회가 주관한다.
11월 6일에는 오후 1시 50분부터 진행되는 컨퍼런스는 오프닝 메시지, 이강락 KR컨설팅 대표의 주제특강, 찬양사역자 나무엔의 '간증이 있는 콘서트', 선택특강, 찬양, 조건회 목사 인도로 저녁집회 및 기도회가 열린다. 7일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찬양,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판사의 주제특강, 선택특강, 내년 컨퍼런스를 주관할 온세계교회의 김용택 목사의 설교로 폐회예배가 드려진다.
첫날 선택특강은 ▲기독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박영주 은혜샘물초등학교 교장) ▲비즈니스를 통한 사명과 기독경영(박철 기독경영연구원 부원장) ▲일과 영성(김윤희 Faith & Work Institute Asia 대표) ▲월요일의 그리스도인(최영수 일터사역훈련센터 대표) ▲하나님과 돈(정진호 정진호 전 푸르덴셜투자증권 대표) ▲하나님 문화를 만드는 기업(이지남 퓨리탄 대표)이며, 둘째 날 선택특강은 ▲비즈니스를 통한 사명과 기독경영(박철 교수) ▲성경으로 세상보기(이승제 가까운교회 목사, MCnet 대표) ▲세상을 바꾸는 청년들의 도전(임정택 향기나는 사람들) ▲일터사명과 크리스천 재정관리(김남순 위너스자산관리 대표) ▲언덕위의 사람, 언덕위의 도시(문애란 G&M글로벌문화재단 대표) ▲월요일의 그리스도인(최영수 목사) ▲직장에서 대인관계가 왜 힘든가(한병선 한병선의영상만들기 대표) 등이다. 또 2013년, 2014년 컨퍼런스와 달리 일터사역 관련 단체 및 교회 부스는 최소화하고 일터사역 관련 번역서 및 국내서를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일터사명컨퍼런스 조직위원회는 "교회 목회자와 기독 직장인, 기업인, 신우회원, 사목, 일터사역자 등 1천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별히 목회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이 참석하여 일터사역이 열매 맺는 사역임을 알고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건회 목사도 "일터가 최고의 선교지로 새롭게 조명 받으며, 그곳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는 전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락하는 한국교회의 상황을 다시 한 번 역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은 예배당에만 아니라 일터에도 계신다
일터사명컨퍼런스 조직위원회는 16일 예능교회에서 기독언론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회 취지와 의미를 설명했다. 일터사역연합 대표 방선기 목사는 2013년부터 일터사명컨퍼런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꽤 오랫동안 일터의 중요성을 느끼고 주로 세미나, 강의 사역을 해왔다"며 "전도집회가 전부는 아니지만 교회 성장에 역할을 했듯 한국교회가 일터사역을 알기 위한 큰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고, 또 미국, 캐나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일터사역을 하는 많은 사람이 모여 사역을 나누고 소개하는 것을 보며 한국에도 컨퍼런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뜻 새로운 연합사역을 시작하기 어려웠다는 그는 "많은 교회가 영적, 재정적으로 함께하는 것을 보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일터사명을 주제로 한 최초의 역사적 모임을 선한목자교회에서, 두 번째 모임을 온누리교회에서 열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방 목사는 "예배당뿐 아니라 우리의 일터에도 계신 하나님을 우리가 하는 일과 삶, 우리가 배운 말씀을 통해 보여주는 일은 우리의 책임이자 맡겨진 사명"이라며 "올해 대회는 앞선 대회보다 더 많은 교회가 협력하여 이 사명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배우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일터사명컨퍼런스는 일터사역연합과 10개 일터사역 단체의 연합으로 2013년 첫 대회가 열린 이후, 2014년 나들목교회(김형국 목사), 삼일교회(송태근 목사),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 예능교회(조건회 목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지구촌교회(진재혁 목사), 충신교회(이전호 목사) 등 이사교회가 연합한 일터사명컨퍼런스2014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두 번째 대회를 열었다. 올해 이사회는 삼일교회, 서대문교회(장봉생 목사),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 선한목자교회, 예능교회, 온누리교회, 온세계교회(김용택 목사), 지구촌교회, 주님기쁨의교회(김대조 목사), 충신교회, 향상교회(김석홍 목사)와 일터사역연합으로 구성됐다.
작년부터 일터사역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대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해 온 조건회 목사는 이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보여지고 있다"며 "평소 오지, 땅끝으로 나가는 해외선교나 교회 전도, 캠퍼스 전도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지만, 사실 성도들의 삶의 현장인 일터 자체가 최대의 선교지라는 생각을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환경은 제쳐 놓고, 두 얼굴로 살아가며 번 돈으로 해외에 돈을 보내는 것만 선교가 아니다"며 "사회에서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가 되려면 담임목사들이 성도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 사역에 동참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또 조 목사는 "과거 일터사역을 직장선교, 신우회 차원으로 많이 생각하다가 해외 선교사들의 BAM(Business As Mission)도 중요하지만, 목회자로서 더 중요한 것은 성도들이 일터에서 참된 예배자, 참된 선교사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목회자들이 성도들과 함께 참여해 실제적인 대안을 세우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3년 내 도시마다 일터사명컨퍼런스 개최 기대
직장사역훈련센터(WMTC) 대표 최영수 목사는 "많은 대형사고, 비리의 온상의 중심에 기업뿐 아니라 교회에서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던 장로님들이 계신 것이 대단히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일터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심각한 가운데, 교회로 하여금 일터 속 그리스도인에 주목하게 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또 "참여하는 사람의 인생을 뒤집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터에서도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며, 교회가 이 일을 할 사명이 있다는 도전을 줄 계획"이라며 "예배당 중심의 신앙사역에 집중된 한국교회의 목회자부터 바뀌어 흩어진 그리스도인에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목회자들을 위한 후속 리더십 프로그램을 내년 봄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실제적인 일터사역 모델교회가 이사교회에서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해 2017년쯤에는 몇몇 모델교회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일터사명컨퍼런스의 성과에 대해서는 "올해 5월 울산 지역에서 서울 본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일터사명컨퍼런스가 진행됐다"며 "앞으로 2~3년 내 각 도시마다 일터사역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말했다. 이 외에 차후 컨퍼런스를 통해 일터사역의 모델을 발굴하고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누며, 직능별 모임을 가져 네트워크 등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을 밝혔다. 대학생, 청년, 예비 직장인을 위해서는 진로와소명 미니스트리스와 협력하여 진로와소명 컨퍼런스의 콘텐츠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컨퍼런스 실무담당자인 심성수 예능교회 부목사는 "그동안 교회들이 성도들에게 크리스천으로서 살 것을 이야기했지만, 살아내는 문제는 성도들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행사를 준비하고 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일터사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확신을 얻었고, 이를 함께 고민하고 싸워줄 동역자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더 많은 교회 목회자, 평신도 사역자가 일터사역을 향한 마음이 뜨거워져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역을 하고, 실질적으로 시원한 답을 얻으며 동역자들을 만나는 귀한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터사명컨퍼런스 홈페이지(www.workplacekorea.org)에서 등록할 수 있으며 등록비는 10월 30일까지 사전등록 시 2만5천 원, 현장등록 3만 원, 1일 참석 2만 원이다.(문의 02-3142-2574, wmt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