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적합업종 법제화 추진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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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통상규범 저촉 소지만 높여"

중소기업 고유업종 해제 이후 노동생산성 3.2%, 생산액 11.0%, 근로자수 9.4% 증가
중기적합업종 법제화, 당사국의 조치 해당 가능성 높아 통상규범 위배로 이어질 수도
인도, 2002년 이후 경제 개혁정책의 일환으로 소기업 보호정책 폐지절차 진행

[기독일보] 정치권의 중기적합업종제도 법제화 주장에 대한 반론이 제기됐다. 최근 야당 대표 등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중소기업 육성효과도 없고 통상규범 저촉 소지만 높인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은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적 시사점』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중소기업 고유업종 해제 사업체, 생산액·노동생산성 등 증가

중소기업 고유업종 해제 이후 사업체의 노동생산성과 근로자수, 생산액 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고유업종은 대기업의 시장진입 제한을 위해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해 주는 제도로, 세계무역기구(WTO) 무역 자유화에 따른 수입 개방으로 대기업이 차별을 받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2006년 12월 폐지됐다.

한경연에 따르면 해당 제도가 존속되어오던 1985년부터 2006년 기간 중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해제된 중소사업체(5인 이상 300인 미만)의 생산액이 평균 1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가가치 기준 노동생산성 3.2%(생산액·출하액 기준 1.6%), 근로자수 9.4%, 1인당 임금 2.6%, 자본투입 13.1%, 부가가치액 12.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국제통상법상 위법... 법제화 논의 중단해야

한경연은 중기 적합업종 제도의 법제화는 실패한 고유업종 제도의 법적인 부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병기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인도의 경우 소기업 보호정책이 소기업의 활성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경제개혁 차원에서 폐지수순을 밟고 있다”며, “인도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행위는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보호라는 공무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가 동반성장위원회에 예산을 지원하고, 감사원을 통한 감독이 가능한 만큼 동반성장위원회는 공무수탁사인에 해당한다. 따라서 입법화될 경우 정부당국의 적합업종 지정은 당사국의 조치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아 통상규범 위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특정 업종에 대한 경쟁의 제한, 특정 경제주체에 대한 사전적인 진입규제, 특정 사업자에 대한 보호주의 성격이 강한 제도다. 따라서 이 제도가 입법화 된다면 GATS, 한-미 FTA, 한-EU FTA 등 국제통상 위배 소지도 커진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통상규범상 위배 소지가 큰 원칙은 최혜국 대우와 내국민 대우, 공정하고 형평한 대우, 부당한 직ㆍ간접수용 금지 등이다.

이병기 기업연구실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는 경제적 측면에서 생산성 저하, 생산량 저하 등 경제적인 비효율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당국의 조치에 해당되고 통상규범에 위반되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법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해당 제도를 즉시 폐지하고 중소기업의 적합업종 법제화 논란은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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