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 기독교인들에게 강압적 11계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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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교회 설립·기도·예배 모두 금지하고 위반 시 처형 위협
▲시리아 군인 25명을 처형하고 있는 IS 소년 대원들. ©데일리메일 보도화면 캡처.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국가(IS)가 점거하고 있는 시리아 기독교인 마을 주민들에게 "11가지 계명"을 지키도록 강제하고, 이를 어길 시 사형에 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수종교 박해 감시단체인 앗시리아인권모니터(Assyrian Monitor for Human Rights)의 자밀 디아르바케를리 디렉터는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이 같이 밝히고 기독교인들이 겪고 있는 상황에 국제적 관심을 모으는 일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에 따르면 시리아 서북부 알카리야타인 마을 주민들은 무슬림이 아니기 때문에 부과된 세금인 지즈야(jizya)를 내야할 뿐 아니라 IS 우두머리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직접 정했다는 이 11가지 계명에 복종할 것을 강요받고 있다.

이 11가지 계명은 교회를 설립하지 말 것, 십자가를 걸지 말 것, 무슬림에게 기독교인의 기도와 예배 소리가 들리게 하지 말 것, 스파이를 감춰 주지 말 것, 이슬람의 종교적 신념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지 말 것, 무기를 소지하지 말 것, 무슬림에게 돼지고기나 포도주를 팔지 말 것, 그리고 옷차림을 정숙하게 할 것 등이다.

앗시리아계 미국인 인권운동가인 나렌 안웨야는 이런 계명들은 "IS가 사실상 점거 지역 내의 모든 기독교인들을 강압적으로 단속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내셔널비지니스타임즈(International Business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땅 전체가 완전히 IS에 점령되었고 이제 그들은 우리가 하나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모술에서, 니느베에서, 카부르에서, 하사카에서도 쫓겨났고 이제는 알카리야타인에서도 쫓겨났으며 고대 앗시리아의 영토였던 더 많은 곳들이 이제 더는 우리가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며, "그들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살아 온 땅을 빼앗았고, 우리의 소녀들과 교회들도 앗아갔으며, 이제 모두를 죽이려고 한다"고 호소했다.

ICC는 현재 알카리야타인에 250여 명 가량의 시리아정교회 교인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한편, IS는 앞서 점거한 마을들에서도 비슷한 규율을 정해서 발표하고 기독교인들을 박해해 왔다. ICC의 토드 대니얼스 중동 지역 매니저는 "이러한 규율들을 발표하는 것은 IS 지하디스트들이 엄격한 이슬람법의 해석을 따르는 자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잘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이런 규제들은 사실상 이들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을 더는 존재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온건파 무슬림을 포함한 시리아의 모든 종교인들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모든 종교의 국민들이 공존할 수 있고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시리아에는 평화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리아 현지 정교회 지도자 그레고리오스 3세는 이 주 초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비록 상황이 고통스럽지만 인내하고 기다리며 교회와 이 땅을 위해 남아 달라"고 호소했다. 시리아에서는 내전 등으로 2011년 이래로 45만여 명의 기독교인 가운데서 절반 가량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최근 IS로 인해 나라를 떠나는 교인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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