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희망 있다"...사람 키우는 구조로 개혁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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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디아스포라포럼 제2회 한국교회 희망 토크쇼
월드디아스포라포럼이 7일 제2회 한국교회 희망 토크쇼를 진행했다. ©이지희 기자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한때 1,200만 명의 성도를 자랑하던 한국교회가 현재는 800만 명으로 줄었고, 2050년에는 300~400만 명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여기저기서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과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과 젊은 세대의 이탈, 고령화, 세속주의 등의 위협 요소 앞에서 많은 교회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듯하다. 7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7층에서는 제2회 한국교회 희망 토크쇼가 월드디아스포라포럼(WDF, 국제대표 오상철 박사) 주최로 열렸다. 오는 11월 발표할 2015 한국교회통계조사 완성을 위해 마련된 이 토크쇼에서는 한국교회 희망의 근거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에 대해 가감 없는 대화를 나눴다.

강사로 나선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국회기도회 지도목사, 남북나눔 법인이사)는 '한국교회의 희망'을 주제로 한 발언에서 "희망은 성서적 용어로 '소망'으로, 고린도전서 13장 13절에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성서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명 한국교계 현황에 대한 절망적, 비관적 상황이 있고 비판해야 할 상황이 있지만, 현장 교회 목회자로서 볼 때 한국교회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비기독교적 사고가 너무 많다"며 "한국교회의 희망이 통상 적극적인 사고방식이나 바람 잡는 희망, 통속적 희망이어서는 안 되고, 성경과 하나님의 뜻이 무엇을 말하는지 몸부림치면서 기독교적 희망, 역사를 주관하시고 오늘도 살아서 주관하시는 하나님에게서 오는 희망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오상철 박사, 패널로 나선 지형은 목사, 이동현 목사, 권오병 교수. 이날 설문조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경품 추천도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이동현 라이즈업무브먼트 대표는 '한국교회 청소년의 희망'을 주제로 한 발언에서 "에너지와 시스템이 같이 가야 하는데, 근래 한국교회가 너무 시스템화하면서 이를 가동할 실제적인 '하나님의 에너지를 어떻게 끌고 올 것인가'를 잃어버린 것 같다"며 "성도들이 먼저 강력한 성령의 은혜를 체험하고, 체계적인 말씀훈련을 받은 다음 자기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세상과 완전히 구분된, 어떤 의미에선 세상과 동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힘을 얻고 세상 속에서 힘을 발휘하려면 세상 구조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라이즈업무브먼트는 영적 도전 이후 멘토링을 통해 삶 속에서 실천하도록 플래닝하며, 이를 통해 열매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철 박사와 함께 이번 한국교회통계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권오병 경희대 경영대 교수는 '한국교회 사회봉사의 희망'에 대한 발언에서 "어떤 다양한 일을 한다 할지라도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면 그것만으로도 희망과 소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6개월여간 4,300여 곳에서 설문조사 응답을 받으면서 지금도 희망과 소망을 가지고 숨어서 봉사하시는 목사, 전도사, 장로님들이 전국에 의외로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기본적으로 한국교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자립 교회는 봉사활동을 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조사해 보면 100명 미만 교회, 심지어 5~7명 모이는 교회도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며 "직접적인 사회참여를 하는 교회가 전체의 51%이며, 교인이 직접 사회봉사에 참여하는 교회는 43.7%,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교회는 23.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형은 목사는 이날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시대 변화에 따른 교회의 사고 구조, 세계관, 가치관의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교회의 대응

한국교회의 희망과 희망사례를 중심으로 진행한 자유토론에서 이동현 목사는 "희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며, '희망의 구체적 열매를 어떻게 얻을지'에 관한 것"이라며 "앞서 말한 영적 에너지를 어디서 끌고 올 것인지의 문제뿐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교회가 어떻게 사회에 자리매김할지의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적합한 신학이 나올 필요가 있으며, 또 변해버린 토양 자체를 절대주의적 가치로 회복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씀을 이 시대의 사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지형은 목사는 "자기 정체성, 에너지, 시스템이 사회와 연관성을 갖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구심력이 강해지면 원심력도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구심력이 약해졌을 뿐 아니라 원심력도 약해져서 '인도적 인륜도덕', '상생의 시장경제', '법치적 민주주의'의 세 가지에서 모두 낙제점"이라며 "이 세 가지에 역행하는 물량주의, 물질 우상주의, 경쟁주의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한국교회는 1~2년간의 개혁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세계관과 가치관을 바꿔가야 할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현 목사는 교회가 영향력 있는 성도를 키우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새로운 교회 구조로 변화 필요

이동현 목사는 "교회가 행동을 취하고, 성도는 소속된 구성원으로밖에 취급 안 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삶의 현장에서 열매를 맺는 영향력을 가지면, 교회는 그중 가능성 있는 일들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이처럼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다 보면 임계점에서 큰 전환이 일어나는데, 조급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역자의 조급증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그는 "인간의 야심, 세상의 성공, 성취를 얼마나 내려놓느냐의 인격적 문제라 본다"고 대답했다. 라이즈업무브먼트의 경우 리더, 청년 멘토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1만여 개 교회를 직접 방문하여 최근 시청 앞 광장에서 4만 5천여 명이 모인 라이즈업코리아 823대회를 열었고, 평소에는 전국 각 지역에서 정기적인 신앙훈련, 전도모임 등을 열고 있다.

"한국교회의 부흥 뒤에는 기도회와 부흥사경회가 있었으며, 이를 극대화하는 것이 시스템"이라고 말한 이 목사는 "'예수 믿고 복 받고 성공한다'는 기복신앙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결국 세상이 우리를 변화시킨다는 생각으로 인생의 사명을 명확하게 하는 틀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나님으로부터 가장 근원적인 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형은 목사는 한국교회 세계관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가 병들고 부패하고, 교계 정치 구조적 문제도 심각하지만, 진정한 위기는 시대 틀은 바뀌었는데 그 틀을 보지 못하는 사고 구조"라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바뀐 틀을 파악하고 근본적으로 과거의 세계관을 바꾸기 위해 적어도 한 세대를 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 공동체의 성도는 게토화되지 않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 세계 전체에 파송된 이들로 살아가도록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한국교회가 획일화된 사역구조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갖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DNA"라고 주장했다.

권오병 교수는 "예수님이 제자를 파송하기 전, 먼저 본인이 전도하시고 기도하시고 권면과 구체적인 방법을 주신 것처럼 우리도 성경적 방법을 재현해야 할 것"이라며 "먼저 체험하여 그 일을 해 본 목회자, 평신도가 필요하며, 그들이 제자들과 마음을 나누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나누는 과정, 그리고 제자들이 또 다른 제자를 파송하는 과정을 방법론으로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권오병 교수는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행하고, 사회봉사에 앞장설 때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한국교회 희망 정말 있나

지형은 목사는 "하나님은 우리를 미리 아시고, 정하시고, 부르시고 의롭다 하셨을 뿐 아니라 영화롭게 하셨다"며 "완전한 영화의 상태는 천국에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영화의 상태까지 이미 과거형으로 약속하셨다"고 강조했다. "교세, 규모에서 인간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이것이 본질적인 요소는 아니다"며 "성경을 근거로 하나님께서 영화롭게 하셨다는 믿음을 굳게 할 때 희망은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 목사는 "항상 새로운 하나님의 부흥은 바닥을 칠 만큼 칠 때 시작된다"며 "새로운 부흥은 철저한 한계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철저한 자각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것을 오히려 역설적으로 희망이라고 본다. 어렵지만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권오병 교수는 "예수님께서 고민하신 희망은 교회"라며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사회봉사에 적극적인 무명의 교회가 많았는데, 이러한 사례를 발견하고 독려하는 일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인도한 오상철 박사는 "한국교회가 진정한 제자가 나올 수 있는 틀을 구성하고 기존의 틀은 바꿔야 하는데, 마음의 틀뿐만 아니라 실제 전략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통계 자료를 산출한 뒤 대안작업으로 모형을 내놓고 분위기를 끌어내면 준비된 지도자들을 통해 다음 단계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아직도 한국교회 곳곳에 순교의 피의 역사가 흐르고 있다"며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온전히 재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월드디아스포라포럼은 한국 사회와 교회에 희망을 주기 위한 '제1회 월드디아스포라 포럼'을 내년 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인천 송도 한국뉴욕주립대학교에서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천 한인 디아스포라 지도자 100여 명과 국내 12개 전문 분야의 크리스천 지도자 1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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