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후보들, 미국서 태어나면 미국시민되는 것 왜 반대하나

도날드 트럼프

도날드 트럼프에 이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나온 일부 사람들이 미국 내 1100만 불법이민자 강제추방과 미국에서 태어나면 누구에게나 미국 시민권을 주는 수정 헌법 14조가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 주장은 실현성이 없는 것으로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값싼 정치적 쇼맨십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내 1100만 불법이민자를 강제로 추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도덕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비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1100만 불법이민자 모두를 출신국으로 추방하는데 20년이 걸리고 5천억 달러가 소요된다. 또 불법이민자 부모가 추방되면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시민이 된 아이들과 생이별하게 되고 미국에 남게된 아이들 수백만명은 보호소에 있어야 하는 등 비도덕적이라는 것이다.

1868년 수정헌법 14조가 채택된 것은 당시 흑인 노예의 후손들이 미국시민이 될 수 없었던 것을 고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런 시대적 배경을 간과하고 지금 불법이민자 문제 때문에 수정헌법 14조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월스트릿저널은 수정헌법 14조를 악용해 이른바 원정출산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 이민자들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미국에 와 미국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고 있다며 수정헌법 14조는 누구든지 미국에서 태어나면 미국인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미국 특별주의(American Exceptionalism)의 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저널은 프랑스에 이민 온 알제리 무슬림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프랑스인으로 보지 않고 프랑스인들도 그들을 프랑스인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재일한국인(Zainich Korean)들은 일본에서 하등시민으로 치부되고 있다며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분석했다.

일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위헌이라 주장하는 수정헌법 14조를 폐기하려면 헌법개정이 유일한 방법인데 연방 상하원 2/3찬성과 38개주 이상의 비준이 필요한 헌법개정은 사실상 불가능해 이들의 주장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일까? 불법이민자 강제추방과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수정헌법 14조 폐기를 지지하는 공화당 내 30% 가량의 유권자들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에 따르면 공화당원 중 50%는 불법이민자들이 미국시민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31%는 모든 불법이민자들을 강제로 추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18%는 제한적 기간동안 일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불법이민자 강제추방을 지지하는 30%가량의 공화당원이 공화당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투표에서 적극 참여하는 열성 당원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지지를 얻어야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기에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은 불법이민자와 관련되어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하지만 대선 본선에서 만날 미국인 대다수는 불법체류자 강제추방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미국인 65%는 불법이민자들이 일정 과정을 걷혀 미국시민이 되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더욱이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몰표를 해 그의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히스패닉과 아시안들은 불법이민자 강제추방에 더 많이 반대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2016년 대선에 공화당 대표로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불법이민자 강제추방과 수정헌법 14조 위헌을 주장하는 것은 대선 본선에서 공화당에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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