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기혼자의 혼외 만남을 주선하는 등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애슐리 매디슨' 사이트가 해킹된 뒤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경찰국장이 자살하는 등 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애슐리 매디슨에는 백악관, 의회, 사법기관, 국방부 등에서 일하는 공직자들도 대거 가입했으며, 이들 중 수백 명은 사무실에서 업무용 컴퓨터로 사이트에 접속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해킹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더 속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메일 온라인은 샌안토니오 경찰국장인 마이클 고럼(Michael Gorhum)은 자신의 공식 이메일 주소가 애슐리 매디슨 계정에 링크되어 있는 사실이 알려진 후 자살했다. 그는 샌안토니오 경찰국에서 25년간 일해왔다.
캐나다에서도 이번 해킹의 여파로 최소 2명이 자살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브라이스 에번스(Bryce Evans) 경찰국장 대행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애슐리 매디슨 해킹 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최소한 2명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BC 방송은 토론토 경찰국은 자살자들의 더 자세한 신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커들이 약 3,300만명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유럽과 북미의 많은 정부 공직자들이 이 사이트를 이용해온 것으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CNN에 따르면, 애슐리 매디슨 사이트를 해킹한 해커 집단 '임팩트팀'이 두 차례에 걸쳐 공개한 회원 정보에는 미 정부기관이나 군에서 사용하는 이메일 계정으로 가입한 '공무원 추정' 회원이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대통령실 정보기술 관리자, 연방 검사보 2명, 법무부 국장, 수사관, 국토안보부 소속 해커와 대테러 대응팀원 등의 명단이 포함돼 있다.
국무부, 에너지부, 재무부, 교통부 등 일반 행정부처 외에 국방부 본부를 비롯해 국방부 인터넷망에서도 애슐리 매디슨에 접속한 수백 건의 흔적이 발견됐다. 연방 상하원의 컴퓨터 네트워크도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공직자는 정부의 업무용 컴퓨터를 공적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음란사이트 등 부적절한 사이트에 접속해서는 안 된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들이 근무 시간에 정부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해 불륜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처벌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에서도 지난 20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소속 기혼 여성 의원 미셸 톰슨을 비롯해 정부 공직자(124명), 군 관계자(92명), 경찰(50여명), 대학 관계자(1716명) 등의 이메일이 명단에 포함돼 논란이 됐었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는 해킹 정보가 이른바 '다크 웹'에 올라 있지만 일반인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되는 것은 시간문제여서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아직은 공개된 정보가 일반 검색엔진으로는 포착되지 않지만 자료를 입수한 전문가들이 일반 공개용 사이트를 구축 중이며, 유출된 명단에 자신이 포함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도 여러 곳 생겼다.
애슐리 매디슨 회원 명단에서 배우자의 이름을 발견한 이들이 변호사에게 이혼 문의를 하고 있고,사이트 이용 사실을 배우자 등에게 직접 알리겠다는 협박과 함께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캐나다에서는 정보 유출 책임을 물어 애슐리 매디슨을 상대로 무려 5억7,8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어서 애슐리 매디슨 해킹 후폭풍은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