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칼럼] 광복 70주년, ‘화해와 평화의 신학을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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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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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 ©신촌성결교회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난 광복 주일 더위에도 불구하고 수십만의 성도가 시청 앞에 모여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4년 국내외 전문가 1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북한의 붕괴에 의한 통일 가능성이 80%, 또한 10년 이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약 50%였습니다. (5월22일자 조선일보) 최근에는 5년 이내 이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통일에 대한 기대와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시점에서 통일의 시대적, 정치적 당위성을 말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통일에 대한 기독교적 비전과 이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평화통일은 한민족의 염원이요, 정치경제적 도약을 위한 조건일뿐만 아니라, 신앙적 차원에서는 화해와 평화를 몸소 보여주신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라고 용서의 기도를 하셨고, 하나님과 죄인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분열대신 형제가 연합하고 화목하기를 원하십니다. 원수를 사랑하시며 죄인을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시며, 화해와 평화를 몸소 보여주셨고, 우리에게 그렇게 살기를 명령하십니다. 따라서 교회는 정치,경제,이념의 논리를 떠나 화해와 평화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실현이라는 선교와 예수님의 삶을 따라가는 제자도의 차원에서 평화통일에 대한 비전을 갖고 이제는 구체적 노력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먼저, 화해와 평화의 신학을 정립해야 합니다.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통일의 손익을 말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손익의 문제나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닌 화해와 평화의 신학 위에 선교적 사명과 제자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조속히 머리를 맞대고 화해와 평화의 신학을 함께 정립하여 통일의 과정과 통일 이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화해와 평화의 신학 위에 한국교회가 먼저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통일을 위한 중요한 시기에 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분열되고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남북의 통일을 위해서는 먼저 한국교회가 화해의 정신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통일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통일 이후 선교 정책과 북한 내에서 활동을 놓고 또다른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아울러 화해와 평화의 신학을 통해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70년 전 우리 민족의 광복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불시에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준비되지 못했고, 이념의 갈등 속에 남북으로 분열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주신 온전한 치유와 회복의 기회를 상실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것입니다.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 이 민족의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이념과 계급, 정치의 논리로 분열된 우리 사회부터 화해와 평화의 정신을 실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화해와 평화의 신학을 세우고 교회와 사회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그 과정에서 다시금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것입니다. 아울러 만물의 화해와 평화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실천함으로 통일의 시대에 선교적 사명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기회로 복음이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 퍼지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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