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7단계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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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아과 의사는 자기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하는 호기심으로 여러분은 이 책을 펼쳐들 것이다. 이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아이와 나누는 여러분의 언어태도에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저자의 말

아이의 말에 공감해 주는 것이 육아의 첫걸음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화법은 자녀를 '부모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아이 말을 잘 들어주는 부모'가 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책은 소아과 전문의인 저자 스스로 아이들에게 쓰는 대화의 방법을 바꾸면서 아이들이 보여준 세세한 변화와 생생한 경험담을 담고 있다. 저자의 아이들은 지금 다섯 살, 여섯 살이다. 자기 아이와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책은 저자가 병원에서 많은 어머니들의 육아고민을 들으면서 느낀 현실적으로 유용한 양육법들도 많이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첫돌 지난 아이에서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자신도 이 책에 소개하는 대화법을 그대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고 고백한다. "나 역시 책을 쓰면서 읽고 실천하고 반성하기를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한 번 읽는 것으로 대화태도가 확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저자는 미리 말한다.

그러나 부모에게 나타나는 작은 변화가 아이들에게는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책은 강조한다.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부모는 자신의 언어습관을 바꾼 것에 대해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며, 그러한 보람이 부모의 언어습관을 계속 변화시키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부모의 작은 변화가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

아이들에게 명령, 지시, 판단, 비난하는 식의 말투는 부모와 아이들 사이의 진정한 대화를 막는 장애물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반대로 공감하고, 부탁, 질문, 칭찬, 격려하는 식의 말투는 아이들과의 대화를 진지하게 만드는 바탕이 된다고 설명한다.

저자가 추천하는 아이들과 공감하는 대화법은 모두 다음의 7단계로 나누어진다. 이를 세분하면 아이의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대화원칙으로 (1)속마음을 드러내기 (2)부탁하기 (3)마음을 읽어주기의 세 단계가 있고,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길잡이형 대화원칙으로 (4)질문하기 (5)칭찬하기 (6)안된다고 말하기의 세 단계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 아이의 창의력을 강조하는 대화원칙인 (7)상상하기가 있다.

저자는 7가지 대화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기초가 되는 것을 첫 번째 단계인 부모의 속마음을 아이에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부모가 아이의 말에 공감해 준다는 것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해 주는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은 부모가 아이의 뜻만 일방적으로 이해하려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숨긴 채로, 아이의 마음을 억지로 읽으려고 들면 부모와 아이 사이에 공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와 진정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부모와 서로의 감정과 바람을 교환하는 대화로 어렸을 때부터 기반을 다져둔 아이는 사춘기를 겪어도 부모와 커다란 충돌 없이 자신의 격동적이고 성난 감정의 파도를 무난히 잠재울 수 있으며 부모와 계속 소통의 맥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저자는 확신한다.

특별부록으로 물고기 가족화를 이용한 아동 심리검사를 책 말미에 실었다. 병원을 찾은 아이들이 직접 그린 물고기 그림 21점을 싣고, 소아과 전문의인 저자의 소견을 덧붙였다. 물고기 가족화를 이용한 검사는 가족 간의 관계와 역동성을 진단하기 위한 그림 진단기법이다.

저자 최유경은

한림대 의대를 졸업하고 소아과 전문의를 딴 지 일 년 만에 겁도 없이 1억 원의 빚을 내 경기도 의왕시에서 소아과의원을 개업했다. 이후 지금까지 10년째 즐겁게 환아들을 돌보고 있다. 요즘에는 오전에만 진료를 하고 오후에는 연년생 두 딸아이 뒷바라지를 하고 책도 쓰면서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부모의 대화법 척도개발과 자존감 척도개발을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밤마다 육아책을 읽으며 배운 자녀양육의 지혜를 부모님들과 나누기 위해 블로그에도 열심히 글을 올리고 있다.

블로그: www.samsoa.co.kr

<글 싣는 순서>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7단계 대화법

시작하는 글: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공감대화법

Part 01 왜 자존감인가

1. 자존감이 중요한 이유

2. 자존감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3.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

4. 자존감을 높여 주는 공감대화법

Part 02 공감대화의 7가지 원칙

공감대화 01단계_ 속마음을 드러내라

1. 부모가 본 대로 말하기

2. 부모의 감정 표현하기

3. 부모의 바람 표현하기

4. 아이와 감정의 거리 두기

공감대화 02단계_ 부탁하라

1. 진심의 언어 2. 긍정의 언어

3. 실천의 언어 4. 감성의 언어

5. 공감의 언어

공감대화 03단계_ 마음을 읽어주라

1. 부모의 마음 보여주기 2. 아이의 마음 읽어주기

3. 공감다리 만들기 4. 문제해결책 찾아보기

공감대화 04단계_ 질문하라

1. 아이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자극하는 질문법

2.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질문법

공감대화 05단계_ 칭찬하라

1. 격려하는 칭찬 2. 긍정적인 평가

3. 인정하는 칭찬

공감대화 06단계_ 안된다고 말하라

1. 안된다고 말하기 2. 규칙을 미리 알려주기

3. 위험신호 미리 울리기 4. 아이의 감정코칭

5. 아이 스스로 대안 찾기

공감대화 07단계_ 상상하라

1. 바람직한 부모상 상상하기

2. 아이의 공감능력 높이기 3. 요술 언어의 힘

4. 비전을 실제화 시키기 5. 상상실현 계획

Part 03

1.쉽게 따라하는 감정조절법

2.건강하게 몰입하는 아이로 이끌기

※ 특별부록

물고기 가족화를 이용한 아동 심리검사

<미리 보기>

시작하는 글: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공감대화법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 엄마들로부터 육아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진료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기 때문에 그런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주기가 참 곤란하다. 하지만 어머니들은 속 시원한 답변을 듣기 전에는 진료실에서 나가려고 하질 않는다. 의사가 제대로 답변을 안 해 주면 어디에서 올바른 육아정보를 얻느냐고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나 역시 연년생 딸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소아질병치료가 전문분야이지 육아문제는 본격적으로 연구한 게 아니라 난감할 때가 많다. 어디에서 정보를 얻어야 할지도 잘 알지 못했다. EBS 교육방송을 시청하고,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보기도 했지만 시원한 답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밤늦게 육아 관련서적을 뒤지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아이들의 자존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공부를 잘하고 돈을 잘 벌고, 이름을 날리는 사람이 된다고 해도 어릴 때 자존감이 낮게 형성되면 당당한 삶을 살기 힘들고, 성공의 의미도 많이 퇴색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두 딸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에 육아의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아이의 자존감을 형성하는 기본 골격은 '놀이'와 '대화'이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놀이는 본능이자 생활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속 마음을 털어놓고 다른 아이들과 만난다. 놀이는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활동이므로 아이들의 기를 맘껏 살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신나고 재미있게 놀수록 아이들의 자존감은 올라간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겪는 정서적인 갈등을 언어보다는 놀이로 해결한다. 1940년 독일군의 런던 공습 때 어른들은 대화를 통해 공포감을 해결하려고 한 반면,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했다. 블록쌓기로 집을 만든 다음 장남감 폭탄을 떨어뜨려 빌딩을 불태우는 놀이를 하고, 다친 사람들을 구급차에 실어 병원으로 이송하는 놀이를 했다. 이런 놀이과정을 통해 공포감을 해결해 나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아이들은 언어구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언어 대신 놀이로 마음을 치유하고 성장시킨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내면의 힘이 놀이라면 외면의 힘은 대화이다.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대화가 올바르지 못하면 아이들은 혼란을 겪는다. 부모가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아이와 대화하면 평범한 아이는 보통 수준에 머무른다. 하지만 부모가 지혜롭고 체계적으로 아이와 공감하는 대화를 통해서 아이의 자신감을 살려주면 평범한 아이도 자존감이 커져서 당당하게 자랄 수 있다.

사실 나 자신도 이 책에 소개하는 대화법을 그대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글을 쓰면서 읽고 실천하고 반성하기를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한 번 읽는 것으로 대화태도가 확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에게 나타나는 작은 변화가 아이들에게는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의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부모는 자신의 언어습관을 바꾼 것에 대해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한 보람이 부모의 언어습관을 계속 변화시키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한다. 아이들의 마음 판에 어떤 씨앗을 심어주느냐에 따라서 어떤 열매가 맺힐지 결정된다.

우리 큰아이는 첫돌 전에 베이비시터가 네 번이나 바뀐 탓에 정서가 불안정한데다 예민하고, 겁도 많고, 편식도 심하고, 툭하면 울었다. 대화법 덕분에 이제는 두 아이 모두 매사에 적극적이고 늘 즐겁게 지낸다. 놀이, 체육, 음악, 미술, 영어 등 다방면에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한다. 아이들이 이처럼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자존감을 키우는 육아법의 큰 매력이다.

내가 강조하는 대화법은 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는 육아와는 엄연히 다르다. 유대인 가정에서는 부모가 아이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하는 대화를 풍성히 나누고, 대화를 통해서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아실현 욕구를 자극한다고 한다. 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욕구를 절제하고 감정조절을 하는 법을 가르치고, 그를 통해 배려와 타협의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유대인의 밥상머리 교육이 바로 자존감을 키우는 육아법이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육아는 이처럼 아이의 내면에 자리 잡은 자아실현과 성장의 욕구를 부모가 믿고 밀어준다.

반면에 오냐오냐 하는 식의 육아는 부모가 아이의 본능적인 욕구를 자제시켜주지 못하고 무조건 받아주기만 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한 인격체로 존중해주면서 의견교환을 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말을 한다. 그것은 아이들의 욕구절제와 감정조절능력을 이끌어내는 대화법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타협을 가르치지 않고 아이들의 뜻을 받아주기만 하면 아이들은 미성숙 단계에서 절제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 혼란을 겪는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육아법은 부모 말을 잘 듣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아이의 말을 잘 듣는 부모'가 되기 위한 대화법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래야 아이들의 자존감이 올라간다. 아이들에게 명령, 지시, 판단, 비난하는 식의 말투는 부모와 아이들 사이의 진정한 대화를 막는 장애물이다. 반대로 공감하고, 부탁, 질문, 칭찬, 격려하는 식의 말투는 아이들과의 대화를 진지하게 만드는 바탕이 된다.

초등학교 5·6학년생 10명 중 5명은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에 30분도 채 안 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제일 많이 듣는 말이 '공부해라.' '숙제 했니.' '책 읽어라.' '살 빼라.' '휴대전화 그만 해라.' 등이고, 부모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사랑해.' '잘했어.' '학원 다니지 마라.' '실컷 놀아라.' '뭐 사줄까.' 같은 말이라고 한다.

이 책은 나 스스로 아이들에게 쓰는 대화의 방법을 바꾸면서 아이들이 보여준 세세한 변화와 생생한 경험담을 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다섯 살, 여섯 살이다. 내 아이와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병원에서 많은 어머니들의 육아고민을 들으면서 느낀 현실적으로 유용한 양육법들도 많이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첫돌 지난 아이에서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독자들은 '이 소아과의사는 자기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라는 호기심을 갖고 책을 펼쳐들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이와 나누는 독자들의 언어태도에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2015년 3월 최유경

Part 01 왜 자존감인가

1. 자존감이 중요한 이유

의사들이 소아 환자들을 심리치료할 때 가장 치료하기 힘든 케이스 가운데 하나가 자신감이 떨어져 매사에 의욕을 잃은 아이들이라고 한다.

이런 아이들은 심리치료를 시작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청소년들의 재능개발과 진로설계를 도와주는 TMD 교육그룹의 고봉익 대표는 학생들의 재능검사를 할 때 자신감이 떨어져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는 적성검사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먼저 학생의 낮아진 자신감을 올려주는 심리치료를 한 다음에 재능적성검사를 한다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대체로 친구도 많고, 자신의 판단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면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기대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문제가 주어지면 도전의식을 가지고 끝까지 매달려 해결하려고 하며, 혹시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순순히 인정하고,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적극 나선다. 이런 아이들은 공감능력도 높아서 자기와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정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갖는다.

이처럼 중요한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자존감의 본질을 이해하고, 연령별로 자존감이 형성되는 과정을 아는 게 도움이 된다.

자존감을 구성하는 두 가지 기본요소는 자기가치에 대한 생각과 자기효능에 대한 생각이다. 쉽게 설명하면 자기가치감은 한 개인이 자신의 가치에 대해 내리는 평가이고, 자기효능감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내리는 평가를 말한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개인의 자존감을 이루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로부터 받는 사랑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하게 된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 인식하면 자신의 미래상을 이상적으로 꿈꾸게 되고, 성공과 실패라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평가를 점점 높여간다. 자존감은 현재 자신의 모습과 미래에 꿈꾸는 이상적의 모습이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되는 것이다.

2. 자존감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자존감을 형성시켜주는 기본 뿌리는 자신을 키워 주는 양육자와의 애착관계이다. 영아는 양육자로부터 사랑과 보호를 받음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되고, 가치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영아는 자신을 돌봐주는 양육자에 의해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 다시 말해 거울반응(mirroring)을 통해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인지, 그렇지 않은 존재인지 감지하기 시작한다. 양육자가 아기를 보면서 나타내는 행복한 표정과 긍정적인 말투, 사랑스런 태도를 통해 아기는 '좋은 나' 를 경험하지만, 양육자의 우울한 표정과 부정적인 말투, 짜증스런 태도를 통해서는 '나쁜 나' 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양육자를 통해 비춰지는 '좋은 나'를 경험한 영아는 높은 자기가치감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갖게 된다. 반면에 양육자에 의해 '나쁜 나'를 경험한 영아는 낮은 자기가치감을 바탕으로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만들어 가게 되는 것이다.

첫돌 전의 아기는 자신을 알아보는 인지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키워주는 양육자와 자신을 구분하지 못하고 양육자와 일체감을 느낀다. 양육자의 얼굴, 표정, 태도, 그리고 언어를 자신의 것인 양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다 첫돌이 지나면서부터 자신을 양육자로부터 분리해서 생각하기 시작하고, 두 살이 되면 자율성이 높아져 자기주장을 펴며 떼를 쓰는 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하기 시작한다. 유아는 자신을 믿어주는 양육자의 신뢰감을 바탕으로 갖가지 시도를 한다. 그러면서 겪게 되는 좌절과 실패, 성공을 통하여 자기효능감을 높여간다. 반면에 양육자로부터 자율성이 거부당한채 지나친 간섭과 과도한 도움을 받으며 자라는 유아는 자기효능감을 높일 기회를 잃고 자신에 대한 수치심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게 된다. 2세가 넘으면서 자율성이 증가하다가 4세부터는 주도성이 증가한다. 독립심을 가지고 성취지향적인 행동을 하고, 삶의 분명한 목적의식도 가지기 시작하여 실패하면 죄책감도 느낀다. 5세에 이르면 자기가치와 능력을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판단과 평가에 주목하면서 자기 역할에 대해서 가늠해 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은 부족하여 자신의 실제 능력과 이상적인 능력을 구분하지 못한다. 부모와 친구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지각능력 또한 부족하다.

8세가 되면 비로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지각하는 인식능력을 갖추기 시작해 자기개념과 자아상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간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개인으로서의 나는 누구인가?' 라는 자기개념을 학습을 통해 배우게 되고, 학교생활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신체발달, 정서, 성품, 능력은 어떤지 자기평가를 하게 된다. 스스로를 판단하며 자아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3.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

사회학자 찰스 쿨리는 '거울에 비친 자기'(looking glass self)란 용어를 사용해 인간은 자신의 상상력 속에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반사된 자기 자신을 본다고 했다.

이때 타인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자신이 쳐다보는 거울이다. 아이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타인이 자신을 높이 평가해 주는 모습을 통해서 자존감을 높여간다. 이때 아이에게 의미 있는 타인은 부모, 선생님, 친구 등이다.

타인의 평가를 통하여 자기 자신을 본다는 것은 자존감이 사회적 산물이며,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타인이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높이 평가해 주면 자신도 자기가치를 높게 평가하지만, 타인이 자신을 낮게 평가하면 자기가치를 스스로 낮게 평가한다.

거울에 비친 나쁜 모습의 자신을 보면서 자라는 아이가 있다고 치자. 주변 사람들의 판단과 비난에 의해 왜곡되어 나타나는 '거울 자기'를 보면서 성장한 아이는 본능적으로 그러한 나쁜 거울 자기를 숨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방어막을 치고 방어적인 행동을 한다. 나쁜 자아상을 숨기려고 거짓 언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초기 경험이 긍정적이지 않아 자기가치를 내면화시키는데 실패하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한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항상 타인의 행동과 반응에 신경을 쓰게 되고, 타인의 평가에 집착하게 된다.

반대로, 좋은 거울 자기를 보면서 자라는 아이가 있다고 치자. 타인과 긍정적인 유대관계로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되는 이 아이는 주변 사람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자기 주관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타인들이 자신을 좋지 않게 말하더라도 크게 상처받지 않으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꿋꿋이 행동하고, 어려움을 만나도 좌절하지 않고 잘 극복해나간다. 마음이 강한 아이로 자라는 것이다.

4. 자존감을 높이는 공감대화법

공감을 잘하는 부모가 공감 잘하는 아이를 만든다.

부모로부터 비난, 설득, 권고, 훈계를 듣는 대신 자신의 마음에 먼저 공감해 주는 경험을 많이 하는 아이는 자신이 귀하고,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부모의 공감능력에 힘입어 아이의 자아가치는 높게 형성되며, 그것을 바탕으로 친구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자신에 대해 당당하기 때문에 타인 앞에서 방어막을 치거나 방어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낮은 자아가치를 숨기기 위해 방어막을 높게 치므로 상대방의 마음을 쉽게 읽어낼 수 없고, 낮은 자아가치를 숨기고자 방어적인 행동을 하므로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아이의 낮은 자존감을 끌어올려주려면 우선 낮은 자아가치를 숨기려고 만든 아이의 방어막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는 그 방어막을 부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가 망치를 쥐어 주고 용기 있게 부수라고 격려해야 한다. 망치는 부모의 말, 다시 말해 부모의 언어습관이다. 아이의 방어막뿐만 아니라 부모 마음에 쳐진 방어막도 함께 이 망치로 허물어야 한다. 부모 자신에게도 낮은 자아가치를 숨기기 위해서 몇 십 년간 쌓은 마음의 방어막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 자리 잡은 마음의 방어막이 허물어지면 그 다음에는 두 마음을 연결하는 공감다리를 건설해야 한다. 공감다리로 마음이 이어지면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부모와 자식 간에 진정한 소통의 대화가 날마다 오가면 부모와 아이의 자존감은 함께 쑥쑥 올라간다. (계속)

#아이의자존감을높이는7단계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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