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국가(IS)가 4세 아동에게 지하드 훈련을 시키면서 친어머니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라크 도후크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35세의 야지디족 여성 보하르(가명)는 영국 데일리메일에 자신이 겪은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증언했다.
보하르는 작년 8월 IS가 이라크 북부를 처음 점거했을 무렵 신자르 산 인근에서 네 명의 자녀를 모두 이들 지하디스트들에게 납치당했다. 그 중 4살밖에 되지 않았던 아들 하모(가명)는 강제로 지하드 훈련 캠프에 끌려갔으며 그곳에서 비무슬림을 참수하고 총살하는 법을 배웠다.
IS는 하모에게 "야지디족은 무슬림이 아니기 때문에 죽어야 한다"고 세뇌시키며 이들을 죽이라고 지시했으며 심지어 어머니인 보하르마저 죽여야 한다고 명령했다.
보하르는 "그들은 아들에게 야지디족은 카피르(불신자)이며 그렇기에 대적해야 할 존재라고 가르쳤다. 그러면서 아들에게 칼을 주고 '이것으로 네 어머니를 죽여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IS가 처음 야지디족 마을을 습격했을 때 보하르는 네 명의 자녀들과 함께 다같이 수감소로 끌려갔으며 첫째와 둘째가 시리아로 끌려간 이후에 14살인 딸과 하모와 함께 수감소에서 생활을 지속했다.
수감소의 환경은 비위생적이었고 음식과 물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소변이 섞인 물이나 유리조각이 섞인 음식을 주기도 했다. 보하르는 "그들은 우리를 해치기 원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서구 국가들의 공습이 있을 때면 지하디스트들은 보복의 의미로 수감소의 포로들을 구타했으며, 보하르와 자녀들도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야 했다. "그들은 우리를 가혹하게 매질했고 미국 공습기가 지나가면 더 심하게 맞았다"고 보하르는 말했다.
이후 보하르와 자녀들을 풀려나서 수감소 밖의 폐허가 된 마을에서 살도록 허락받았지만 하루에 한 끼의 식사만을 제공받았으며 심지어 음식물에는 모르핀이 들어가 있어서 중독 증세로 고통을 받아야 했으며, 이는 탈출을 감행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IS는 마을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잡아서 사지를 절단한 뒤 마을 어귀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전시해 공포를 자아내기도 했다고 보하르는 밝혔다.
보하르와 자녀는 3개월여 후 라카의 노예 시장에 팔려나갔으며 이곳에서 14살인 딸은 성 노예로 팔려갔다. 또한 앞서 시리아로 끌려갔던 두 명의 자녀들 중 12살짜리 아들이 코란을 읽지 못하고 훈련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벌을 받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후 하모와 함께 사우디 IS 지도자에게 팔려간 보하르는 다른 야지디족 여성들과 함께 그의 노예로 일을 했고 하모는 지하드 훈련 캠프로 끌려가 어머니를 죽이라는 세뇌를 당했다.
4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후에 보하르는 하모와 다른 야지디족 여성들과 함께 극적인 탈출에 성공해 시리아 국경을 건너 터키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현재는 이라크 난민 캠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자녀들을 잃은 슬픔과 끔찍했던 기억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