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회장 김승옥)가 28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문화재단 공연홀에서 '표절'과 관련 세미나 및 한국크리스천문학 제65호 발행과 신인 등단 시상식을 열었다.
세미나는 '표절문학 비평'이라는 주제로 김지원 목사, 오경자 권사(수필가), 신성종 목사가 발제를 담당했다. 신성종 목사는 '문학의 표절에 관한 성경적 고찰'이라는 발제에서, 서두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설가 신경숙 씨의 표절 사태를 거론했다.
신 목사는 "사실 표절 문제는 소설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어 왔다. 부끄럽게도 한국교회에서는 표절이 더욱 심하다. 논문은 물론이고 설교나 논설에서 관습적으로 있었다"며 한국교회 역시 표절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시사했다.
신 목사는 "표절 문제는 사회윤리와 관련됐고 윤리와 도덕은 종교의 뿌리가 살아 있어야 바른 사회윤리가 형성된다. 그것은 교회가 바로 서야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표절 문제는 제도 개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한국교회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바른 사회를 만들려면 교회가 먼저 영적으로 살아나야 한다. 교회가 살려면 목사들이 표절하지 말고 정직해야 한다. 크리스천 작가들이 먼저 표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표절은 대부분 그것을 통한 자신의 신분상승 욕구에서 나온다"며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우리는 예수님을 표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목사는 '문학의 생명력과 표절'이라는 발제에서 "작금 기독교계와 한국문단은 표절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며 "표절은 범죄의 유혹이며 저자와 독자를 동시에 기만하는 사술"이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표절과 관련 더이상 '은혜'라는 이름으로 덮거나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은혜로 덮으면 문학에 대한 진정성이 없고 문학의 질적 하락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며 "하나님 나라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간이 지나도 자신을 속인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직한 글쓰기가 필요하며, 양심회복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며 "기독교인들은 세상 사람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경자 권사는 '표절은 양심의 문제, 도덕성 회복만이 해답'이라는 제하로 발제를 했다. 오 권사는 "2015년 여름은 메르스와 더불어 표절 시비로 후끈 달아올랐다"며 "우리 문단의 오랜 적폐였다는 지적들이 나오면서도 많은 작가가 큰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특히 오 권사는 "표절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도 작가정신이고 표절시비에서 의연할 수 있는 것도 작가정신"이라며 "표절은 양심의 문제이며, 그 해답은 오로지 도덕성의 회복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 신인 등단 시상식도 함께 진행돼 정태광·양영희·문지현 씨가 각각 시와 시조 및 동화 작품을 통해 신인상을 받았다. 아울러 협회는 앞으로 지금까지의 문학상을 중단하고 대신 '범하 황계정 문학상'을 제정·시상식을 개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