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아라! 너희, 공평을 뒤엎어 소태같이 쓰게 만들고 정의를 땅에 떨어뜨리는 자들아. 성문 앞에서 시비를 올바로 가리는 사람을 미워하고 바른 말 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자들아. 너희가 힘없는 자를 마구 짓밟으며 그들이 지은 곡식을 거둬 가는구나. 너희는 돌을 다듬어 집을 지어도 거기에서 살지 못하고 포도원을 탐스럽게 가꾸고도 거기에서 난 포도주를 마시지 못하리라. "너희가 나를 거슬러 얼마나 엄청난 죄를 지었는지, 나는 죄다 알고 있다. 죄없는 사람을 학대하며 뇌물을 받고 성문 앞에서 가난한 사람을 물리치는 자들아! 너무도 세상이 악해져서 뜻있는 사람이 입을 다무는 시대가 되었구나."(아모스 5:7~13)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애써 온 본 회는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인 박래군 씨가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심한 우려를 금치 못합니다. 정치적 사안도 아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슬픔 가운데 있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활동한 것이 과연 구속될 만한 사안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의 실종자 완전 수습, 온전한 선체 인양과 진실규명, 책임자에 대한 처벌 및 피해자에 대한 책임 있는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구성한 연대체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규명은 정부의 몫으로 정부는 참사와 관련된 진실을 낱낱이 밝혀 왜 세월호가 침몰했는지, 누구의 책임인지, 어떻게 책임자를 처벌할 것인지, 온전한 선체인양과 재발방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무능한 정부와 청와대의 눈치만 보고 있는 정치권은 그 어느 것 하나 책임지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4·16연대는 지난 4월16일, 1주기를 기억하며 그 많은 국민들이 광화문을 찾아 세월호 추모집회로 모인 것은 정부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항의하였습니다. 슬퍼하는 자를 위로하며 그 슬픔에 함께 하는 것은 정이 많은 우리 국민들의 자연스런 행동이었고, 정부에 대한 당연한 요구였습니다. 평화적 집회를 위해, 집회가 과격해지지 않도록,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외롭지 않도록, 경찰과 시민이 다치지 않도록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오히려 추모를 방해하고 억압한 경찰로 인해 평화 집회는 난장판이 되었던 것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인 박래군 씨의 정의로운 활동에 대해 법원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의 혐의로 구속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부당한 법 적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더 나아가 박래군 씨를 구속함으로써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가리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회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우리 가족이라 고백하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연대하여 왔습니다.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인 박래군 씨 역시 이러한 마음으로 활동해왔습니다. 따라서 박래군 씨를 구속한 것은 세월호 가족들을 구속한 것이며, 우리 국민들을 가둔 것입니다.
박래군 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러한 박래군 씨의 헌신적인 활동을 범죄행위로 보는 것은 부당한 일이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지는 자세로 박래군 씨를 즉각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본회는 법원의 부당한 법 적용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박래군 씨가 석방될 때까지 지켜보며 연대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우는 자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2015년 7월 2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김 영 주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
위 원 장 이 승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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