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일부 목회자의 도덕적·성적 타락과 부적절한 발언 등이 우리 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 교단은 목회자 윤리에 대처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21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총회 목회자윤리지침안 공청회'를 열었다.
예장 통합은 이번 공청회를 거쳐 오는 100회기 총회에서 '목회자윤리지침안'(윤리지침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날 공청회는 이홍술 목사(목회자윤리지침제정위원회 위원장)가 취지 및 소회를 밝혔고, 박용권 목사(목회자윤리지침제정위원회 서기)가 윤리지침안을 소개했다. 이어 고재길 교수(장신대)와 홍성호 목사(순천제일교회)가 패널논찬을 했다.
공청회에서 선보인 윤리지침안에는 "최근 한국교회 현실은 목회자로 하여금 하나님의 부르심에 신실하게 응답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며 "지교회 안의 분쟁, 교파 간의 경쟁과 다툼, 교회연합 단체의 분열, 이단의 발호, 목회자들의 삶의 양극화, 목회자의 도덕적·성적 타락과 성차별의 심화, 권력자가 된 목회자의 횡포 등 부끄러운 일들이 교회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취지를 밝히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다수의 강령이 포함됐다. 이중 ▲성경의 가르침이 모든 다른 자료를 뛰어넘는 권위를 가짐 ▲설교 준비 과정에서 표절을 부정직한 행위로 거부 ▲부정의한 방법과 수단으로 학력을 위조하거나 취득하지 않음 ▲청렴한 삶 추구 ▲금전적 거래를 교우들과 하지 않음 ▲성적 순결함에 있어서 죄된 성적 행위나 부적절한 연루를 피할 것 ▲어떠한 형태의 중독적, 폭력적, 모욕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 ▲목회 현장을 가족에게 세습하지 않으며 은퇴와 동시에 지교회의 문제에 관여하지 않을 것 등의 강령이 한국교회 현실을 반영하고 있어 관심을 끌게 했다.
고재길 교수는 논찬에서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며 "교단에서 목회자윤리지침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며 공청회가 열린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목회자들이 보여준 비도덕직 삶의 양식으로 인해 한국교회는 현재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러한 지침은 목회자의 도덕적 삶의 위기와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본 지침은 목회윤리를 크게 목회자 개인의 삶의 영역, 지역교회공동체와 세계교회와 맺는 관계성 안에서 목회자의 윤리, 그리고 지역사회 및 세계교회 안에서 목회자가 보여줘야 하는 윤리적 삶의 방식을 말하고 있다"며 "이러한 통합적인 안목은 목회윤리의 영역을 단순히 목회자 개인의 삶 또는 교회의 공간에 한정해 설명하는 개인윤리 중심적인 목회윤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칭찬받기에 충분하다"고 거듭 윤리지침안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리지침안에서 수정될 부분으로 ▲나는 모든 성도를 존중하고 동등하게 대한다 -> 현 교회 안에서 무시와 차별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보충할 것 ▲나는 결혼과 상례를 비롯하 여러 상황에서 부당한 사례를 받지 않는다 -> '부당함'은 어느 수준을 말하는 것인지 ▲나는 주거와 차령 등 지나친 사치에 대해 절제 및 검소한 삶을 실천하므로 성도들에게 본이 된다 -> '지나친 사치'에서 '지나친'을 생략할 것 등을 제안했다.
홍성호 목사는 논찬을 통해 "오늘 한국교회가 당면한 위기는 '목회자의 거룩성 상실'이라는 지적에 그것은 극소수의 이탈이라고 항변하지만, 한국교회 대부분에서 번영 또는 성공주의의 세상적인 신화가 교회 내에 그대로 들어와 있고 그에 따른 반응으로 한국교회의 목회현실이 그쪽으로 끌려가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여러 이슈들(불투명한 교회 재정의 운용 또는 횡령, 교회 운영방식과 소유권을 둘러싼 대립 및 소송, 교권 다툼과 그에 따른 각종 비리, 일부 목회자들의 성추문, 목회 대물림 등)은 목회적 본질을 상실함으로 드러나는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홍 목사는 "분명 목회자의 자기 갱신을 통해 교회의 개혁, 삶으로 드러나는 개혁이 필요한 시기"라며 "금번 목회자 윤리 지침이 목회의 성경적 또는 복음적 본질을 회복하고 이 땅에 주님의 몸된 교회의 이상을 구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공청회는 질의응답 및 종합토론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