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지난 1938년 홀로코스트 당시 고향인 오스트리아에서 기독교인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던 영국의 한 유대인이 이제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에 의해 살해 위기에 처한 이라크와 시리아의 2천 여명의 기독교인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만 구조하려 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 등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도 주고 있다.
95세의 조지 와이덴펠드(George Weidenfeld)는 신앙 때문에 대량 학살 당할 위기에 처해 있었던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자신과 매우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라크와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에게 동병상련의 마음을 갖고 있다.
와이덴펠드는 당시 자신을 비롯한 유대인 어린이들을 영국으로 대피시키기 위해 힘쓴 영국 퀘이쿼 교도들과 플리머스 형제교회(1830년에 잉글랜드에서 시작된 엄격한 개신교 교파)의 도움으로 나치 독일의 대량 학살 마수에서 벗어나 영국으로 피신해 목숨을 건졌다.
와이덴펠드가 영국에 도착했을 당시 나이는 5살에 불과했고 수중에는 몇 실링(영국에서 1971년까지 사용되던 주화로, 20실링이 1 파운드였다)도 되지 않는 푼돈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옷과 음식을 제공해준 기독교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 수 있었고 1969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고, 1976년에는 귀족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와이덴펠드는 현재는 백만장자로, 와이덴펠드 & 니콜슨 출판사(Weidenfeld & Nicolson publishing company)의 소유주다.
이런 와중에 IS에 의한 이라크와 시리아의 기독교인 대학살 소식을 전해 들은 그는 이제 기독교인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나섰다.
와이덴펠드는 와이덴펠드 기금(Weidenfeld Safe Havens Fund)을 설립하고 가장 먼저 2000여명의 기독교인들을 폴란드의 안전한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주에는 150명의 시리아 기독교인들이 폴란드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데 필요한 경비를 지원했다.
와이덴펠드는 영국 일간 더 타임즈에 "나는 갚아야 할 은혜의 빚이 있다"면서 "2차 세계 대전 당시 퀘어쿼 교도들과 다른 기독교 교단들이 나를 포함해 많은 유대인 아이들을 영국으로 피신시켰다. 그것은 매우 숭고한 일로, 유대인들은 그것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하고 있고, 이제 위험에 처한 기독교인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와이덴펠드는 2차 세계 대전 발발 전야에 체코슬로바키아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669명의 어린이들을 구조해 '영국의 쉰들러'라고 불린 니콜라스 윈턴(Nicholas Winton) 경으로부터 이번 구조 프로젝트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와이덴펠드는 특히 600만명의 유대인들과 500만명의 비유대인들을 죽인 아돌프 히틀러의 만행도 끔찍하지만 IS의 극악무도함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와이덴펠드는 또 "나치는 정교하게 대학살을 감행했지만 IS는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측면에서 전례가 없다"면서 "이들은 공포와 가학적인 측면에서 전례가 없으며, 역사상 이들과 같은 쓰레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와이덴펠드 기금은 현재 12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박해 받는 기독교인들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와이덴펠드 기그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익스프레스(The Express)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와이덴펠드 기금이 야지디족과 같은 종교 소수자들이나 다른 무슬림들을 돕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거절했다.
와이덴펠드 기금이 기독교인들에 대해서만 우호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와이덴펠드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이 기금의 우선적인 목표는 기독교인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면서 "나는 세계를 모두 구원할 수는 없다. 만약에 무슬림들을 구원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을 원하는 자들이 그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