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호주에서도 동성결혼 합법화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가톨릭 지도자가 기독교인들이 결혼관을 바꾸도록 사회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bullied)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피셔 시드니 대주교는 16일(현지시간) 가톨릭뉴스서비스에 "우리 문화 속에 이제 더는 결혼을 생명을 위한 것, 아이들을 위한 것, 배타적인 관계의 것, 남성과 여성 간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목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상업적으로 강력한 힘은 결혼 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정당하게 여겨지는 입장이 아니면 표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었고 기독교인들에게는 결혼이라는 이 기초적인 제도의 파괴와 재정의를 받아들이도록 괴롭힘이 가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결혼이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은 획일화적인 '평등'에 의해 뒷전으로 물러났다"고도 지적했다.
피셔 대주교는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진 사명은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 낭만적인 발렌타인 데이 같은 사랑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내어주고, 구원의 길을 가는 부활절과 같은 그런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와 미국에서의 동성결혼 합법화는 호주에서도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아일랜드의 예를 따라 국민투표를 치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또한 자신이 "전통결혼의 지지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애벗 총리는 지난 5월 "국민투표는 헌법을 바꾸자는 제안이 있을 때 치러지는 것"이라며, "이 문제에 있어서는 아무도 헌법을 바뀨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 가톨릭교회는 교인들에게 공개 서한을 통해서 전통결혼 지지를 호소한 뒤 동성결혼 지지자들로부터 차별금지법 침해라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줄리안 포티어스 하바트 대주교는 "이는 결혼의 재정의가 이뤄지면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떤 위협을 받게 될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 결혼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완전히 바꾸라는 강요를 당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 지원을 받는 가톨릭 교육 기관 역시 결혼에 관한 가르침을 바꾸라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