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 대법원의 동성애 결혼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이제 동성애 문제는 미국 내에서 총성없는 전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구나 국제 사회에서 미국이 갖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번 결정은 여러가지 모양으로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 교회 대부분이 동성애와 동성애 결혼을 찬성하는 입장으로 선회했고, 그에 반대하는 교단은 필자가 몸담고 있는 미국 루터교회(LCMS)를 비롯해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미국 루터교회가 성경에 기초한 건전한 개신교회 교단임에도 미국 내에서는 극단적 보수 교단으로 알려져 있고, 동성애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이로 인한 몇 가지 오해를 받기도 한다.
1. 사랑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아야 할 교회가 도리어 동성애자들을 죄인으로 낙인찍는다?
사실이 아니다. 교단에서 일선 교회로 내려온 목회 지침에 의하면, 동성애는 분명 죄다. 성경은 그 사실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중세 마녀사냥하듯 동성애자들을 큰 대역죄인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한다. 모든 인간은 본래 죄된 본성과 함께 태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짓는다. 동성애는 인간의 많은 죄된 본성 가운데 하나이며, 교회는 다른 모든 이들에게 선포하듯이,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말을 동성애자들에게도 선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즉 동성애자들을 향한 가장 중요한 교회의 선포는 다른 모든 이들에게 선포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회개와 영원한 삶에 대한 약속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초해서 미국 루터교회는 개교회에 두 가지 점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첫째는 교회가 한편으로 개인의 자유와 도덕적 진보라는 이름 하에 동성애자들에 대해 관대하라고 주장하는 운동을 거부하고, 교회가 소수자를 박해하고 배척한다는 대중적인 반응들에도 분명하게 저항해야만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한다.
둘째는 교회는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연민을 보여주어야만 하고, 사랑과 목회적 돌봄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방법으로 그들을 돕고 격려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동성애는 모든 인간이 그렇듯이 인간의 죄된 본성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다른 모든 기독교인을 향해 선포하듯이, 그들을 향해서도 그리스도의 죄 용서와 성령의 능력을 통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선포해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 소수의 폭력; 동성애자들로 인해 피해받는 교회
미국에서는 최근 동성애 관련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이중 교회와 관련된 부분도 상당수인데, 대부분은 동성애자들이 교회 내 결혼식을 거부당했다거나, 자녀 입양을 거부당했다거나,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 입학을 거부당한 점들이다.
대다수는 아니지만, 실제로 일부 동성애 부부들은 의도적으로 기독교 학교에 접근해서 학생입학을 문의하고, 거절당할 경우 차별을 받았다며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다. 특별히 동성애를 반대하는 교회들에 접근해 주례를 부탁하기도 한다.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자녀 입양기관을 통해 자녀 입양을 거부당하는 경우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필자가 사역하는 이 지역 몇몇 기독교 입양기관이 이로 인해 문을 닫았거나, 동성애 자녀입양을 허용했다가 후원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 기관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는 소수인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과 박해라는 대중적 여론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도리어 건전한 교회들이 동성애자로부터 소송을 당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 때문에 미국 루터교회도 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또한 미국 사회가 동성애와 동성애 결혼을 법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미국 내 다른 교단들도 사실상 교회 보호 차원에서 동성애를 인정하는 측면도 있다. 즉 개교회가 결정하기 힘든 문제를 교단 차원에서 결정해 주는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도 동성애자들이 퀴어 축제들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교회들도 앞다투어 반동성애를 외치며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교회가 동성애에 대한 반대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군중을 동원하거나, 감정적인 선동에 앞장서기 보다, 좀더 지혜롭고 현명한 방식으로 동성애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이제는 교회가 동성애자들에게 어떻게 목회적 돌봄과 관심을 보여야 할지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