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7조 원이 넘는 예산으로 40대를 구매하기로 한 차세대 전투기 F-35A가 F-16 전투기를 상대로 한 모의 근접전에서 참패당했다.
ABC 뉴스, AFP 통신 등은 지난 1월 미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에서 있은 F-35A와 F-16D(블록 40) 간의 모의공중전 결과 F-35기가 패배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은 모의공중전에 참가한 F-35A 비행시험 조종사가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F-35A는 공대공 미사일 등 외부 무장을 하지 않아 가벼웠지만, F-16D는 보조연료탱크를 두 개나 단 무거운 상태에서 공중전을 했다고 전했다.
기지 상공 3∼9㎞ 고도에서 모두 17차례나 이뤄진 근접전에서 F-35A는 상승과 선호속도에서 모두 F-16D에 뒤졌다.
이 바람에 F-35A는 공격에 유리한 위치 선정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상대기의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F-16D는 상대기가 겨냥한 25mm 기관포 공격에서 쏜살같이 벗어났다.
가격만 5억 원이 넘어 관심을 끈 특수제작 헬멧의 취약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애초 이 헬멧은 기체 밖 전방위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좁은 조종실 안에서 쓰기에는 너무 커서 뒤쫓아오는 적기의 육안 식별이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일부 외신은 대당 가격이 1천억 원이나 되면서도 최첨단을 자랑한다는 F-35A가 '근접전에서 시체'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논란이 거세자 F-35A 기종을 도입하는 공군 측은 성명을 통해 "4대로 구성된 F-35A 편대와 같은 수의 F-16D 편대끼리 가상 공중전에서는 F-35A가 센서, 무장력 및 스텔스 기술 덕택에 매번 승리했다"고 항변했다.
록히드 마틴사도 이런 논란에 반발하고 나섰다. "F-35 기종에 사용된 기술은 원거리에서 적기에 맞서 교전과 격추를 위한 것이지 눈으로 보면서 자웅을 겨누는 근접전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3천911억 달러(약 439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모두 2천443대의 F-35기종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비싼 가격과 개발일정 지연 등으로 비난 여론에 직면해왔다.
F-35A기는 항속거리 2천222㎞, 최대속도 마하 1.6에 GAU-12/U 25㎜ 기관포, AIM-120(암람)·AIM-9(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AGM-88(HARM)·AGM-158(JASSM) 공대지 미사일, 합동정밀직격탄(JDAM), 합동원력공격무기(JSOW) 폭탄 등 8.16t의 무장탑재 능력을 갖췄다.
'싸움매'(Fighting Falcon)로 잘 알려진 F-16 기종은 1974년 첫 비행을 시작한 이후 미국, 한국 등 26개국 이상에서 주력 전투기로 사용되는 기종으로 이 가운데 야간 공격 능력을 향상한 D형(블록 40/42)은 1988년부터 실전 배치됐으며 합동집격탄(JDAM) 등 다양한 무기도 장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