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최근 미국 사회는 인종차별과 동성애 문제로 혼란에 빠져 있다. 그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두 가지 이슈의 한 복판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더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종차별의 현장에 달려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며 인종문제로 크게 분열될 수 있었던 미국을 치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재임 중 최고의 순간'이라는 이보다 더 할 수 없는 극찬을 내놨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앞장서고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에 대해 '미국의 승리'라고 선언해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도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의 선언에 동의하겠는가? 그의 승리 선언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미국 안에 없다는 것인가? 그들을 고립시키고 왕따시키고 죄인으로 몰아가는 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은 인종문제는 화합으로 이끌었지만, 결혼 문제에 있어서는 전통결혼 지지자들과 동성결혼 지지자들 사이에 큰 분열을 초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인종차별 총기난사 사건으로 인해 다시 한 번 크고 깊은 상처를 받은 미국인들 앞에서 다른 어떤 곡이 아니라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곡을 떠올리고 너무도 당당하게 부르는 모습 속에서 그는 분명히 그 누구보다 진정한 기독교인으로 보인다. 미국도 아직까지는 분명히 기독교 국가다. 만약에 한국에서 대통령이 이 곡을 불렀다가는 큰 난리가 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통령이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앞장서고 당당하게 '미국의 승리'라고 외치는 모습은 그렇기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혼란스럽기 그지 없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당당한 선포였지만, 제정신으로 한 말이었을까를 수 없이 생각해봤다. 그러나 수없이 큰 자랑거리나 되는 듯이 게이 퍼레이드를 펼쳐온 동성애자들을 보면 특별한 것도 없는 일이기도 하다.
기독교인들이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것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후폭풍이 심각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교회와 기독교단체들을 향한 법적 소송이 빗발칠 것은 자명하다. 이미 수많은 결혼 관련 기독교 기업들이 동성결혼에 대한 서비스를 거부하다 소송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 동성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종교자유가 훼손되고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복음적인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버리지 않는 한 동성결혼을 수용할 수 없다. 이것은 윈윈이 불가능한 제로섬 게임이다. 한 쪽이 죽고 한 쪽이 살 수 밖에 없는데, 이제 기독교인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싸움이 됐다.
심각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반응을 보일 기독교인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기독교인들이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동성애자들을 혐오해서가 아니라 성경적이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동성애뿐만 아니라 부부 관계 외의 이성간의 성적 죄는 물론 마음으로 간음하는 것까지도 죄라고 말하고 있는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듣고서 동성애가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면서 동성애에 손을 들어주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은 오늘날 미국 기독교인들을 포함한 전 세계 기독교인들 안에 있는 영적 혼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앞서는 가톨릭국가인 아일랜드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것은 많은 기독교인들의 신앙이 성경에 기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도 바울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고 했다. 무엇으로 분별하겠는가? 사도 바울은 명백히 하나님의 말씀, 성경이 그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극도의 타락으로 인해 짙은 어둠 속에서 선과 악, 의와 죄가 무엇인지도 분간하기 어렵게 된 로마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이 세대를 본 받으면 안 되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선한 것,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 하나님께서 온전하게 여기시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던 바울은 이 시대의 미국을 향해서도 동일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을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도 로마 시대처럼 극심한 어둠에 빠져 선을 선이라고, 악을 악이라고, 죄를 죄라고, 의를 의라고 말하기 힘든 시대가 왔다. 죄가, 사단이 이제는 완벽하게 광명의 천사가 됐다. 이것을 지금보다 더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있을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말세다 말세'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지금이 말세가 아니면 어느 때가 말세겠는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고 두렵다.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반대했던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이제 일부다처제의 합법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실제로 일부다처제 합법화를 요구하는 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동성 간의 결혼도 가능한데, 그 어떤 결혼이 불가능하겠는가? 동물과 결혼하겠다고 해도 그것을 무슨 근거로 막겠는가? 그의 성적 취향일 뿐인데. 그것을 무슨 근거로 비정상적이라고 하겠는가? 변태가 변태가 아니라 또 다른 정상 상태 중 하나일 뿐이다.
미국은 이제 거대한 혼란에 빠져들 것이 불보듯 뻔하다. 미국인의 양심은 부패했고, 이성은 어두워졌다. 회개와 대각성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제 앞으로 미국이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른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감히 '하나님의 승리'라고 외칠 수 있을까? 오바마 대통령에게 동의하는 이들도 '하나님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을까?
동성결혼 합법화는 미국의 승리가 아니라 미국의 최대 패배다. 미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로마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이 어딨겠는가? 고대의 로마는 지금의 미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미국보다 더 강한, 더 영원할 것 같은 나라였다. 로마의 멸망의 원인이 도덕적 타락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미국도 동성결혼 합법화로 이미 넘어설 수 없는 선을 넘어섰다.
그리고 만약에 정말로 미국이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면, 모든 이들은 2015년 6월 26일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과 찬성표를 던진 연방대법원의 5명의 대법관인 앤소니 케네디(Anthony Kennedy) 대법관, 소냐 소토마요르(Sonia Sotomayor) 대법관, 엘레나 케이건(Elena Kagan) 대법관, 룻 베이더 긴스버그(Ruth Bader Ginsburg) 대법관, 스티븐 브레이어((Stephen Breyer) 대법관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사명을 감당해야 할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서 편견에 빠진 독선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그러나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할 수 있는 진정한 이 시대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다.
사도 바울은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왔음이니라. 밤이 깊고 낮이 가까왔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두움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롬 13:11-12)라며 로마의 기독교인들을 깨웠다. 밤이 깊었다는 것은 새벽이 그만큼 가까웠다는 의미다. 사도 바울처럼 너무나 깊고 깊은 밤, 칠흑같은 밤에 역사의 새벽을 바라본다.
어쨌든, 오바마 대통령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른 것은 옳았다. 인종차별이든, 동성애이든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하나님의 은혜'에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미국인에게도,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도, 그 피해자들에게도, 동성애자들에게도, 너와 나에게도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하나님의 은혜가 해답이다. 전 세계에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울려퍼질, 이 노래를 함께 부를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