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 경선이 장기전에 돌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롬니 대세론이 초반 확산되면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월 중 대선후보 사실상 확정 짓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승리하고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재검에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이 1위를 한 것으로 결과가 번복되면서 롬니 대세론은 많이 약화된 상태다.
지금까지 치러진 경선 중 가장 넓은 지역이자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8월 전당대회에 참여할 대의원 수도 많이 걸린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롬니 승리 가능성이 높지만, 당장 경선이 정리 국면으로 접어들 것 같지는 않다.
일단 롬니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는 깅리치나 샌토럼 모두 경선을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고, 당내 자유주의자로 불리는 론 폴 하원의원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롬니는 플로리다 이후 2월에 열릴 경선 중 몰몬교 강세지역인 네바다와 롬니의 출생지인 미시간 그리고 메인 등에서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이미 예상되고 있다.
반면 깅리치의 경우 2월 경선에서 유일하게 기대해 볼 수 있는 곳은 보수적 유권자단체인 티파티의 세력이 강한 애리조나주 정도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2월보다는 3월 경선에 오히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깅리치 캠프도 벌써 3월부터 시작되는 봄 경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깅리치 캠프의 대변인은 CNN방송에서 미시간이나 네바다는 깅리치에게 어려운 지역임을 시인했다.
다만 깅리치는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플로리다 경선에서 패하더라도 8월 전당대회까지 끝까지 경선에 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깅리치는 "반롬니 성향의 표를 모두 확보할 경우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반롬니 표가 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3월 6일 10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실시되는 '슈퍼 화요일' 결과가 경선 장기전 여부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 화요일에는 깅리치의 고향인 조지아를 비롯해 오하이오, 테네시 등 남부지역에서 경선이 열리기 때문에 깅리치가 이 경선에서 선전할 경우 판세가 역전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