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에는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하프 타임(Half Time)이 있어서, 전반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감독으로부터 코치를 받도록 합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후반 경기의 성패가 좌우됩니다.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전반전에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 중년을 지나면서 위기를 맞이하고, 이 때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하프 타임을 제대로 갖지 않으면 후반 인생이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프 타임에서 삶을 돌아보고, 후반기를 잘 조정해야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프 타임 때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요?
첫째, 나를 지으신 창조주의 뜻을 발견했는지 물어야 합니다. 감독에게는 그 선수를 선발한 이유가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우리는 스피드와 효율성만을 앞세우며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왜 내가 그렇게 바쁘게 살아야 했는지, 그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무엇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조용한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지 않는다면, 외적인 삶이 아무리 화려해도 영혼 깊은 곳에는 황량함이 커져 갈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나, 가족과의 따뜻한 연대감, 친구들과의 깊은 우정을 상실한 인간은 고독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세상에 오셨고,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속죄해 주셨습니다. 이 큰 은혜와 사랑을 날마다 무한 공급 받는 사람이라면, 이처럼 행복한 인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눈에 보이는 작은 성공과 경제적 부가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의 뜻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으니까요.
두번째, 하프 타임 때 우리는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잘 나가던 기업의 최고 경영자였던 밥 버포드(Bob Buford)는 『하프 타임』(낮은 울타리 역간)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내 인생의 전반전은 인생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생존을 위해서 뛰어온 시간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에 입학했고, 한 여자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직장에 들어가 밤낮 없이 일해서 승진했다. 남들 보기에 괜찮은 집과 살림살이들을 갖추어 가는, 그저 앞만 바라보고 달렸던 삶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입은 부상과 피로가 너무 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금이 간 부부관계, 자녀들과의 서먹함, 소원해진 친구들, 죄책감, 술과 담배로 나빠진 건강, 고독감 등. 이제 후반전에서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속도보다는 방향을, 일보다는 관계를, 실적보다는 행복의 의미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세번째, 코치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심장이 터지도록 열심히 뛰었다고 해서, 하프 타임 때 감독의 말을 주의깊게 듣지 않는 선수는 후반에 낭패할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아이 성 전투에서 패배합니다. 이 실패를 거울삼아, 재정비했고, 하나님의 코치를 받아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코치가 주님 아니겠습니까?
#이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