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지급·수령시 증빙서류 제출 폐지된다

앞으로 은행에서 외환을 지급하거나 수령할 때 거래액과 상관 없이 증빙서류 제출 의무가 폐지된다.

자본거래 사전신고제는 원칙적으로 폐지되고, 대규모 거래 등 일부 예외적인 사유에 대해서만 신고 의무가 주어진다.

또 은행이나 금융사가 외에도 외환 지급·수령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새로운 업종이 도입된다.

기획재정부는 29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환제도 개혁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1999년 이후 유지되고 있는 사전적 거래 통제 등 외환 분야의 운영 원칙을 근본적으로 개편한다.

우선 규제 완화를 통해 외환 거래의 자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연간 5만 달러 이상을 지급하거나 일간 2만 달러 이상을 수령하는 외환거래 시 은행에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정부는 증빙서류 제출로 인한 국민과 기업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의 거래 내역 확인 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환 거래액에 상관없이 은행에 지급·수령 사유를 통보하는 것만으로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상계, 제3자 지급 등 비전형적인 거래의 신고 범위도 최소화한다.

신고가 필요없는 자유거래 금액의 상한을 현행 2000 달러에서 대폭 상향조정하고 사전신고가 필요한 거래는 대형 거래로 제한할 방침이다.

◇자본거래 사전신고제 원칙 폐지

대외 건전성 관리를 위해 도입했던 자본거래 사전신고제는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정부는 자본거래 신고 방식을 현행 '포지티브 체계'(원칙적 사전신고-예외적 자유)에서 '네거티브 체계'(원칙적 자유-예외적 사전신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는 사전 신고가 필요한 거래를 금액과 유형별로 선정하고 그 이외 자본거래는 외국환은행에 사유만 통보한 뒤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사전신고가 필요한 거래 유형은 ▲대규모 거래로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경우 ▲외화유동성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 ▲불법적·변칙적 거래를 통해 과세·금융질서를 위협할 우려가 높은 경우 등으로 한정된다.

해외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 직접투자와 해외 부동산 취득 관련 보고 의무도 완화한다.

정부는 해외 직접투자와 해외 부동산 취득시 사전 신고 대상을 대규모 투자로 한정하고 소액 투자는 정기적 사후보고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전신고가 필요한 기준 금액은 기업들의 부담과 해외부동산 취득관리가 필요한 범위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또 사후 관리의 대상과 범위는 원칙적으로 유지하되 소액투자에 대해서는 사후관리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외화유출 억제를 목적으로 유지해 왔던 대외채권 회수의무도 폐지한다.

현재 50만 달러를 초과하는 대외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거주자는 만기일부터 3년 이내에 그 채권을 국내로 회수해야 한다.

정부는 대외채권 회수의무로 인해 기업과 금융사 자산 관리의 자율성을 제약한다고 보고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외화 유동성 경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회수를 의무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사 외국환거래 업무 칸막이 해소

정부는 그동안 '외국환은행 중심주의'에 따라 외국환 업무가 제한됐던 비은행 금융사에 관련 업무를 대폭 개방하기로 했다.

금융업별 설치법령에서 허용되는 거래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외국환 업무를 허용하고 제한이 필요한 부분만 별도로 규정할 계획이다.

또 비은행 금융사에도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외환건전성부담금 등 건전성·외환리스크 관리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다양한 형태의 외국환 업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외국환은행이 아닌 경우에는 외환 지급·결제 업무를 할 수 없어 핀테크 등 새로운 시장 요구를 수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을 신설해 7월1일부터 외국환 지급·수령 대행 업무를 허용한다. PG는 전자적 방법으로 지급결제정보의 송·수신, 대가정산의 대행·매개를 영위하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업종 중 하나다.

또 은행 또는 금융사가 아닌 일반 기업 등이 외환 지급·수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외환이체업'을 도입한다.

다만 정부는 건별·인별 거래 한도를 일정 규모 이하로 설정해 이체 업무를 수행토록 할 방침이다.

또 신규 업종이 은행과 달리 거래내용 확인 등 내부 통제장치가 미비할 수 있고, 자금세탁 등 불법거래 우려도 있는 점을 감안해 보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외환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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