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입법부의 권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뿌리깊은 나무를 위하여"라는 건배 구호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응원하는 모습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국회의원은 상임위원회 활동에 묶여 있고, 법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입법조사처를 확대하고 입법 과정에 내실 기해 입법부의 권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법을 만들면 책 한권이 나온다"고 예를 들면서 "(입법부를 강화해)시행령이 치고 들어올 여지를 없애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은 이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법을 고민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기자들이 의미를 묻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새누리당은 의원총회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결하지 않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이번 '거부권 정국'에서 삼권분립과 의회민주주의가 훼손됐다며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가 "입법부의 권능을 강화하겠다"고 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대통령에 휘둘리지 않는 강한 입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도 "청와대와 여의도는 정쟁에 휩싸여 있다"며 "휩싸인 정쟁 분위기 속에서 국회를 포기하지 않고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법성을 지키는 범위에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반성하고 극복하겠다"며 "새정치연합이 좋은 전략과 능력으로 여당을 압도하고 잘 위로하면서 국회를 지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당의 의사일정 거부에 대해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에 대한 합의가 되면 상임위원회 활동과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등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건배사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옹호하는 언급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 원내대표는 건배사로 "유승민 원내대표가 바람에 휘는 나무 같다"며 "곧 바람은 지나가고 나무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뿌리깊은 나무를 위하여!"라고 건배 구호를 외쳤다.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 원내대표가 여당 원내대표를 응원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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