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에 구상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 지난 22일 자료를 냈다.
지난 16일 이 두 단체는 올림푸스캐피탈 중재배상금을 론스타에 지급한 것과 관련해 론스타 법인들과 관계자,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과 관련 인사들을 은행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에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6일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이를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나타난 하나금융지주의 반박의 핵심은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상의 우발채무 면책조항은 론스타의 배상책임을 면책하는 조항이 아니라 외환은행의 부담을 면책하는 조항이며, ▲이미 검찰이 해당 고발사건을 조사하고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으며, ▲론스타에게 지급한 구상금은 싱가포르 중재판정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주가조작 유죄판결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재반박 보도자료를 이 두단체는 지난 22일 냈다.
이들 단체는 "우발채무 면책조항과 관련, 우선 16일 하나금융지주의 보도자료가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에 체결된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서에 이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을 계약의 당사자가 서면으로 공식 인정한 최초의 문서라는 점에 주목한다"며 "이제 더 이상 이 조항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은 불필요하다. 남은 쟁점은 이 면책조항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발채무 면책조항은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운 엄중한 논리적 함의를 갖는다"며 "그것은 '이 조항의 내용이 누구의 배상책임을 면책해 주는 것이건 간에, 지난 1월초의 413억원 지급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한 지급일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만일 그 내용이 론스타를 면책하는 것이라면 그 계약체결 행위 및 그에 따른 지급은 대주주에게 자산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 은행법 위반"이라며 "반대로 그 내용이 외환은행을 면책하는 것이라면, 그 약정을 무시하고 론스타에게 의무 없는 지급을 한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이런 행위를 사실상 용인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은 모두 배임행위를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들은 외환은행을 면책하는 내용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만약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처럼 이 조항이 외환은행의 배상책임을 면책시키고 론스타의 배상책임을 규정한 것이라면, 외환은행은 왜 이 면책조항을 싱가포르 중재과정에서 자신의 책임을 면책하는 근거로 적극 활용하지 않았는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또한 외환은행은 중재판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집행청구의 절차가 남아 있었음에도 이를 생략하고 의사회 의결도 없이 서둘러 지급을 완료했다. 이 역시 면책조항이 외환은행의 책임을 면책하는 내용이라면 설명되지 않는다"고 의심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나금융지주는 자신과의 약정을 무시한 채 거액의 구상금을 받은 론스타, 약정 상의 면책조항에도 불구하고 의무 없는 지급을 실행한 외환은행과 외환은행장, 지급을 보고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김정태 회장에 대해 마땅히 회사가 입은 부당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추궁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지주가 주장하는 면책조항의 내용대로라면 어떻게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인하시킬 수 있었는지도 설명되지 않는다"며 "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준법감시인은 우발채무 면책조항의 존재를 구두로 사실상 인정하면서 이 조항과 주식매매가격의 절감을 연관시키는 발언을 했다. 론스타가 우발채무 면책조항에서 자신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매각 가격까지 인하할 리는 만무하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은 역시 설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태의 전개과정을 보건대 하나금융지주와 관계자들의 일련의 태도와 행동은 "우발채무 면책조항이 외환은행을 면책하고 론스타의 책임 부담을 규정한 것이다"라는 하나금융지주의 주장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외환은행과 김 행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외환은행이라는 법인에 대해서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아 '혐의 없음(범죄 인정안됨)'으로 결정 내렸지만, 외환은행장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증거 불충분)'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그런데 하나금융지주는 이 불기소처분서 중에서 김 행장에 대한 불기소 처분은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이 마치 전체 배임 혐의에 대해 범죄를 인정하지 아니한 것처럼 오도했으나 그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초 외환은행이 피고발인에 특정된 이유는 배임죄뿐만 아니라 은행법 위반 혐의도 고발범위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향후 하나금융지주 등과 함께 은행법 위반 혐의로 재차 고발이 예정되어 있어 이 부분은 수사범위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검찰은 은행법 위반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외환은행장에 대한 배임혐의에 대해서는 항고했고, 은행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론스타 및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고발한 상황이다.
이들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은 외환은행의 지배권을 획득한 론스타가 자신의 지분적 이익을 지킬 목적으로 외환카드를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계획・추진한 전체적 과정으로 파악해야 하며, 올림푸스캐피탈에 대한 유동성 압박전략을 주도하고 지시한 주체 역시 론스타"라며 "하나금융지주는 더 이상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검찰은 만일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론스타에게 의무없는 지급을 실행한 외환은행 및 김한조 외환은행장, 지급 사실을 보고받고도 묵인한 김정태 회장을 사법처리하고, 반대로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경우 외환은행에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대가로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가 부당한 이익을 챙김으로써 은행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수사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