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에 노출된 강동경희대병원 투석환자 97명을 모두 입원 격리하기로 했다.
또 정식 음압병상이 없는 삼성서울병원에는 15개 병실에 이동형 음압장치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21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즉각대응팀 논의 결과, 격리조치 상태에서 투석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서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보다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투석실 이용 환자인 165번(79) 환자에 직·간접 노출돼 자가격리 중인 혈액투석 환자 97명의 경우 메르스에 감염되면 짧은 시간에 병세가 중증으로 악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97명의 투석환자 중 30명을 1인1실에 입원시켰다. 22일에는 40명에 대한 입실을 진행하고, 나머지 27명은 기존의 입원 환자 80여명에 대한 전원 후 추가 입원시킬 예정이다.
앞서 강동경희대병원은 165번 환자가 확진된 직후 코호트 격리됐으며, 지난 19일부터 신규 입원을 받지 않고 있다.
권 반장은 "투석환자 입원을 위해서는 27개 병상이 더 필요해 기존에 8~12층에 입원한 80명의 환자를 퇴원 또는 전원하기로 했다"면서 "정부와 서울시에서는 기존 입원환자와 보호자가 전원 병원을 정하는 데 불편이 최소화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97명의 투석환자 모두 현재 메르스 의심 증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투석환자 모두 아직 증상이나 의심되는 상황이 없어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입원 격리하면서 필요시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또 삼성서울병원의 15개 병실에 이동형 음압장치를 추가로 설치한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일반 격리병실 10개의 공기 공급량을 조절해 음압 상태를 만들어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장기 입원이 필요하고 폐렴 증상이 심해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우선 이송한 상태다.
권 반장은 "삼성서울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과 달리 '전실(前室)'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전실이 있어야 이동식 음압기기를 넣었을 때 읍압병동의 효과가 있는데, 간이로 설치할 수 있다고 해 보완적으로 하고 있다. 병동 한 쪽을 폐쇄해도 전실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실이란 외부 복도로 음압 병실의 공기가 흐르지 않도록 하는 공간을 말한다.
보건당국은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부분폐쇄 기간 연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권 반장은 "현재로서는 잠복기를 기준으로 (정해진) 24일까지만 부분 폐쇄를 유지할 예정"이라면서 "즉각대응팀의 상황 판단에 따라 추가 부분폐쇄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때 (연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추가 확진자는 3명 늘어 총 169명이 됐다.
신규 환자인 167번(53) 환자는 지난 5일 오후 4시30분부터 9시40분까지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던 중 76번(75·여·사망) 환자에 의해 바이러스를 옮았다.
168번(36) 환자는 지난 6일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76번 환자의 엑스레이(X-ray) 촬영을 담당했던 방사선사였다.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169번(34) 환자는 지난 11일부터 중환자실에 근무해오다 135번(33·삼성서울병원 안전요원)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폭로(노출)됐다. 6월18일 의심 증세를 보여 자택격리하던 중 확진돼 20일부터 격리병원에 입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