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 지나 메르스 발병 속출…'격리기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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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잠복기를 지난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격리기간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문 4명이 17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추가 감염됐다. 이 병원 의료진 1명도 신규 환자 명단에 올랐다.

삼성서울병원발(發) 2차 유행을 촉발한 14번(35) 환자를 통해 전파된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14일·6월12일)를 넘긴 셈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7일 전날 8명이 추가 감염돼 국내 메르스 환자가 모두 16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가운데 155번(42·여) 환자는 5월26~29일, 156번(66)과 157번(60) 환자는 5월27일 각각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진료 차 내원했다. 158번(50) 환자는 5월27일 가족 진료를 위해 병원 응급실에 갔었다.

이들은 이른바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나, 증상이 발현해 확진까지 1~2일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해도 잠복기가 훨씬 지나 발병한 셈이 된다.

이보다 앞서 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151번(38·여), 152번(66), 154번(52) 환자도 14일의 잠복기를 넘겼다. 146번(55) 환자는 최장 잠복기보다 사흘이나 늦게 증상이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또다른 환자 162번(33)은 의료진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당국의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앞서 메르스에 감염된 이 병원 의사 62번(32·6월6일 확진), 138번(37·6월12일 확진) 환자와 같이 격리되지 않은 채 진료를 계속했다면 파장이 적잖을 전망이다. 병원 내 새로운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2번 의사는 14번 환자와 접촉한 뒤 5월31일 발열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6월3일 삼성서울병원 측의 검사가 '음성'으로 나와 계속 근무해왔다. 그러다 국립보건연구원에 검체를 재의뢰해 확진 판정이 나온 후에야 격리 입원됐다.

138번 의사 역시 14번 환자에 노출된 후에도 격리되지 않은 채 진료를 이어오다 6월10일 오후 발열 증세가 나타난 후에야 자택격리가 됐고, 그 사이 2명의 환자 심초음파 검사를 N95 마스크를 쓴 채 진행했다.

병원 측의 자체적인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돼 발열 감시는 진행해온데다 의심 증상 이전에 진료가 이뤄져서 전염의 위험성은 낮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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