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처남 권오균(65) '트라이곤코리아' 대표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72)씨는 1심과 같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는 12일 권씨 남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권 대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권씨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 대표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창시자 권신찬 목사의 아들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한 교회 신축을 명목으로 교회에 거액의 담보대출을 받게 하고, 신축 부지 매입에 실패하자 대출금을 반환하지 않고 트라이곤코리아의 부동산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며 "무리한 사업으로 인해 수백억원의 대출금과 이자를 갚아야 할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권 대표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트라이곤코리아가 소유하고 있던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주식, 채권 등을 (구원파)교회 측에 양도한 점 등을 반영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권씨는 교회 내에서의 영향력을 이용해 동생 권 대표의 범행을 방조, 교회에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시켰다"면서도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가벼운 점, 교회 측에서 권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권씨가 식품판매업체 '㈜흰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구원파 자금 29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권씨는 지난 2012년 2월 권 대표 소유의 건설회사 트라이곤코리아에 교회 자금 297억원을 교부해 손실을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권 대표는 계열사 자금을 경영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유 전 회장 일가에 몰아줘 수십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권 대표에 대해 징역 5년을, 권씨에 대해서는 횡령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