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말씀 : 요 11:47-54
47 이에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공회를 모으고 이르되 이 사람이 많은 표적을 행하니 우리가 어떻게 하겠느냐
48 만일 그를 이대로 두면 모든 사람이 그를 믿을 것이요 그리고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 땅과 민족을 빼앗아 가리라 하니
49 그 중의 한 사람 그 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가 그들에게 말하되 너희가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도다
50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한 줄을 생각하지 아니하는도다 하였으니
51 이 말은 스스로 함이 아니요 그 해의 대제사장이므로 예수께서 그 민족을 위하시고
52 또 그 민족만 위할 뿐 아니라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를 모아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하여 죽으실 것을 미리 말함이러라
53 이 날부터는 그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모의하니라
54 그러므로 예수께서 다시 유대인 가운데 드러나게 다니지 아니하시고 거기를 떠나 빈 들 가까운 곳인 에브라임이라는 동네에 가서 제자들과 함께 거기 머무르시니라
2. 시작 기도
아버지! 어제는 감기몸살로 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살며 기동하며 호흡하는 것이 내 주님께 있음을 보나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 되어 가난하고 겸비한 심령이 되옵니다.
저녁 즈음에는 온갖 상념이 나를 괴롭게 하였으나 이제는 보혈의 은총을 구하나이다.
보혈의 능력은 양심까지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여 살아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합니다.
내 육체는 여전히 고통 중에 있으나 내 영혼은 주를 앙모하나이다.
주께서 종의 연약함을 담당하셨나이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3. 본문 주해
예수께서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만에 살아남으로써 최후의 표적이 계시되었다.
이것을 본 많은 유대인들이 예수를 믿었으나 어떤 이들은 이 일을 바리새인들에게 고하였다.
그러자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의회(공회)를 소집하고 말하였다.
"이 사람이 많은 표적을 행하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이 사람을 그대로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요 그렇게 되면 로마사람들이 와서 우리의 땅과 민족을 빼앗아 갈 것이다"(47-48절).
그중의 한 사람, 곧 그 해의 대제사장 가아뱌가 자기 생각대로 그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아무 것도 모르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는 것이 당신들께 유익하다는 것을 생각지 못하고 있소"(49-50절).
이 말은 가야바가 자기 생각대로 말한 것이 아니라 그 해의 대제사장으로서 예언한 것이다(51절).
그 뜻은 예수가 민족을 위하여 죽을 것이요 민족을 위할 뿐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함께 모아서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하여서도 죽을 것이라는 말이다(52절).
그들은 그 날부터 예수를 죽이려고 모의하였다(53절).
그래서 예수께서는 드러나게 유대인들 가운데 다니시지 않고 거기를 떠나 빈들에서 가까운 지방 에브라임이라는 동네에 가셔서 그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거하였다(54절).
나사로가 죽고 부활한 표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4절).
이는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표상한다.
그리고 이것은 오직 성령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진리이다.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진리에 눈이 멀었다.
그들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공회를 열고 그를 죽이려고 결의한다.
공회에서 어떤 이들은 모든 사람이 그를 믿고 따를 것이고, 그로 인해 로마당국자들이 와서 자기들의 땅과 민족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말한다.
곧 이들은 예수를 국가에 대한 위험인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자 그 해의 대제사장 가아바가 나선다.
가야바는 로마의 행정관 그라투스에 의해 A.D.18년 대제사장으로 임명되었다.
시리아의 총독 비텔리우스는 A.D.36년 빌라도와 가야바의 관직을 박탈하였다.
그러므로 가야바는 약 20여년간 대제사장으로 봉직하였다(18:3, 14, 24, 28).
여기서 '그 해'는 예수의 수난을 기념할만한 바로 그 해의 대제사장이었음을 말한다.
가야바는 새로운 계책을 제시한다.
한 사람이 죽어서 온 민족을 살리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말을 스스로 한 말이 아니라, 그 해의 대제사장이므로 예언한 말이다.
이로써 가야바는 무의식적으로 진리를 전달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예수께서는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유대 민족뿐 아니라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를 하나로 모으실 것이다.
여기서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는 바벨론 포로이후 각국에 흩어진 유대인 디아스포라를 말하며 나아가 선지자들이 예언한대로 이방민족을 말한다.
이제는 누구든지 예수를 영접함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얻는다(1:12-13).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되는 하나님의 권속이 된다.
"이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8-19).
실제로 예수의 죽음은 유대인과 및 온 민족을 구원하는 아바르함의 언약을 성취한다(창 12:3; 갈 3:8-9).
그러므로 한 사람이 죽어 온 민족을 살린다는 대제사장의 말은 무의식중에서 하나님의 구원의 전략을 말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은 예수를 죽이기로 결의하고 그를 죽일 방도를 찾는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자기의 때가 아니므로 그들을 피하셔서 에브라함이라는 동네에 가셔서 제자들과 함께 머무신다.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모인 공회는 당대 최고의 지혜자 집단이다.
이들은 그 지혜로 말미암아 예수를 죽이기로 결론내린다.
예수를 제거하는 것이 사람들이 자기들로부터 떠나는 것을 막고 자기 땅과 민족을 지키는 방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세상의 지혜로는 정상에 있으나 창세전 하나님께 지혜를 알지 못한다.
창세전 하나님께 속한 지혜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이며 이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고전 1:24-25).
만일 이 세대의 지혜자들이 이같은 하나님의 지혜를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박지 않았을 것이다.
이 지혜는 창세전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하나님이 미리 정하신 것으로 만민에게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우리가 온전한 자들 중에서는 지혜를 말하노니 이는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요 또 이 세상에서 없어질 통치자들의 지혜도 아니요. 오직 은밀한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서 곧 감추어졌던 것인데 하나님이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이라. 이 지혜는 이 세대의 통치자들이 한 사람도 알지 못하였나니 만일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 박지 아니하였으리라"(고전 2:6-7).
그것은 하나님이 창세전 자신의 약속대로 우리에게 아들의 생명을 주어 하나님 자신과 그 아들과 더불어 누리는 사귐을 말한다(딛 1:2; 요일 1:3).
이 지혜는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것으로 사람의 눈으로 보지 못하며 귀로 듣지 못하며 마음으로 깨닫지 못한다(고전 2:9).
이 지혜는 하나님의 깊은 곳으로써 오직 영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4. 나의 묵상
나는 목사가 되었어도 창세전 지혜를 알지 못한 자였다.
그래서 예수의 표적을 피상적으로 이해하였고 만물 안의 기적으로 치부하였다.
그 표적을 통하여 만물 위에 계신 하나님의 영광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서로 사람의 영광을 취하고 그렇게 목회를 하였다.
오늘 유대 당국자들처럼 사람들의 내게서 떠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였다.
그것을 막기 위해 온갖 방책을 동원하기도 하였다.
예수를 없애버리고 내가 그 자리에 오르고자 하였다.
사람의 눈으로 보이는 교회가 사라질 것을 내심 두려워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을 묶어 두려고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갖가지 프로그램을 돌리고, 직분을 남발하기도 하였다.
헌금 많이 하고 예배 출석 잘하고 목사 말 잘듣는 사람에게 직분을 부여하였다.
뼈를 묻도록 '이 교회'(?)에서 충성하라고 말이다.
아, 나는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목회를 하였던가?
어찌 성령을 속일 수 있으랴! 결국 나를 위하여 목회한 것이 아니었던가!
공의의 심판을 받고 말씀 앞에 머물렀다.
말씀의 빛 가운데에서 나의 죄악된 실상이 하나하나 드러났다.
아! 나는 죽기에만 합당한 자요, 감히 목사라고 칭함을 감당할 수 없는 자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심판 중에 긍휼을 베푸시어 나를 살리셨다.
창세전부터 현존해온 아버지와 아들을 알게 하셨고 거기서 약속된 영생을 알고 누리게 되었다.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지혜요 능력이다!
하지만 이 시대 교회 안에는 창세전 지혜보다 세상 지혜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들은 표적과 세상 지혜를 구하며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꺼려한다.
십자가에 달려 비참한 모습으로 사도의 길을 가는 이들을 멸시한다.
하나님께서 자기의 사도들을 아레나에서 죽이기로 작정한 자들처럼 포로들중에 끄트머리에 두지 않았던가!(고전 4:9).
그리하여 세상과 천사들의 구경거리로 삼지 않으셨던가!(고전 4:9).
그런데 누가 그 길을 가려 하겠는가!
그래서인지, 나 역시 종종 세상 지혜를 염원하는 때가 있다.
다시 사람이 떠나가는 것을 의식하고 사람을 두려워한다.
아버지 품에 거하는 한 가지 일 외에 무엇인가 하지 않은 것을 근심한다.
무엇보다 세상 지혜를 구하는 자들로 인해 곤고함이 밀려오곤 한다.
생명의 말씀에 눈먼 자들, 세상지혜로 득세하려는 자들, 서로 영광을 구하는 자들...
그들이 볼 때 나는 여젆피 비참한 자리에 있다.
어제 오늘 감기 몸살이 심해 꼼짝 못하고 누워 있다.
지금 이 묵상 글도 나의 구술을 아내가 대필하고 있다.
새삼 깨닫는 것은 주님을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호흡한다는 사실이다.
몸이 움직이는 순간, 촌음이라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낀다.
영생을 얻은 자, 위의 것을 사모한다.
하나님이 세상 지혜를 폐하시고 하늘의 지혜로 충만케 하신다.
몸은 고통당하나 내 영혼은 하나님을 향해 춤춘다.
이는 나의 영광을 위하여 창세전에 예비한 그 지혜를 알게 하셨기 때문이다.
5. 묵상 기도
아버지..
감기몸살로 인해 육체의 고통이 지속됩니다.
하지만 내 영혼은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도 주를 앙모합니다.
이곳이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는 성소가 되게 하소서.
주님, 속히 오소서. 속히 도우소서.
아버지여!
세상에 속한 지혜로 나를 드러내고 주님을 멸시하는 자였습니다.
만물 위에 속한 지혜에 무지하니 만물 안에 속한 지혜로 영혼들을 오도하고 유린하였나이다.
아, 종을 심판하신 주님은 참되고 의롭습니다.
아버지...
당신의 인자와 긍휼은 실로 무궁하시나이다.
진멸받기에 합당한 자를 불쌍히 여기시고 영생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창세전부터 현존하시는 아버지와 아들을 알게 하시고 그 사귐의 자리에 참여케 하셨나이다.
오늘도 내가 구하는 한 가지 일은 그 사귐, 아들 안에서 아버지 품에 거하는 것입니다.
내 영혼이 고요하고 평온하여 아버지 품에 거함을 감사하나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http://cafe.daum.net/wmmission)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과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