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70대노인 희귀혈액 헌혈로 아기 240만명 살려

미주·중남미
편집부 기자
60년간 헌혈 1000회... 기네스 기록

호주의 70대 노인이 평생토록 한 헌혈로 240만명 이상의 아기들을 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CNN 등 미 언론은 호주의 제임스 해리슨(78) 할아버지가 지난 60년간 거의 매주 한 차례 헌혈을 통해 '황금 팔을 가진 남자'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고 9일(현지시간) 전했다.

그가 이토록 장구한 세월에 걸쳐 헌혈하게 된 것은 1951년 열네살 때 폐 수술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폐 수술을 마치고 며칠 지나서 아버지로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게 됐어요. 수술하는 동안 무려 13ℓ의 수혈이 필요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헌혈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요. 그래서 나도 앞으로 헌혈 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건강을 회복한 후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시작한 그는 나중에 자신의 혈액이 '레서스 용혈성'이라는 희소병을 앓는 산모들에게 필요한 항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레서스 용혈성 질병에 걸리면 100명당 17명의 비율로 임신부의 혈액이 태아의 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67년부터 호주적십자사에서 일하게 된 해리슨 할아버지는 위기에 처한 산모들을 위해 혈장 헌혈을 하며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혈장헌혈은 성분채혈기를 사용해서 혈장을 추출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헌혈자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그의 헌혈로 새 생명을 얻은 아기들은 자신의 손자를 포함해 약 240만명에 이른다. 해리슨 할아버지는 2011년 총 1000회의 헌혈로 월드 기네스북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호주적십자사의 젬마 폴큰마이어는 "모든 이들의 헌혈은 소중한 것이지만 해리슨 씨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고 말했다.

자료사진/구세군 자선냄비에 기부된 8년간 모은 헌혈증서 100장.   ©한국구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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