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남북한 교류가 심한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그 사이 한국인들의 통일 열망은 점점 식어가고 있다. 통일에 소극적인 정권이 연달아 집권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한 일부 언론들이 상식에 벗어난 주장을 집요하게 반복적으로 전파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하여 다시 상식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통일비용' 논의부터 시작해보자.
필자의 수업시간에 '통일비용' 토론이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 팽팽한 논전이 전개되었고 필자가 투표를 제의하였다. 투표결과 통일 찬성과 통일 반대가 반반으로 나타났다. 투표 결과를 보면서 필자가 한마디 하였다. "여러분의 절반은 통일비용 때문에 통일을 반대하였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볼 때 통일비용은 반드시 분단비용과 비교해야하지 않을까?" 그러자 교실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새로이 분단이냐 통일이냐를 투표하니 100%가 통일을 지지하였다.
당연히 통일비용은 분단비용보다 훨씬 싸다. 지금까지 우리는 분단으로 인한 전쟁과 무장 갈등과 독재와 이데올로기적 투쟁 때문에 큰 피해를 입었다. 분단이 해소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해결될 기미가 없다. 민족의 미래를 저당잡고 있다는 점에서 돈만 좀 들것으로 예측되는 통일이라는 대안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통일은 반드시 평화적이어야 한다. 전쟁을 통한 통일은 가능성이 희박하고 그 피해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평화적으로 통일하려면 어느 정도 피차에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 오랜 배신의 시기가 있기에 상호신뢰가 생기려면 꽤 오랜 기간 노력해야 옳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의사 때문에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주도면밀하게 통일 논의를 이끌어가는 정치력이 필요하다.
합의통일이나 흡수통일이냐를 따지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흡수통일은 정책목표로 삼을 수조차 없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 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합의통일을 추진하되 상대방이 자체 모순으로 붕괴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쩔 수 없이 흡수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흡수통일은 공연히 대화분위기만 해치는 용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사이 몇몇 종합편성채널들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심지어 진리만을 선포해야할 강단에 이런 이들이 초청되기도 한다. 통탄할 일이다.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마땅히 상식에 입각한 통일 논의를 보호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 하나님은 인애과 공평과 정직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글ㅣ백종국 교수(경상대학교·평통기연 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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