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위스콘신 주 역사상 64년만에 처음으로 대학졸업장 없이 주지사가 된 그는 자신을 내쫓으려는 주민소환 선거에서 승리한 미국 역사상 유일한 주지사이기도 하다.
2010년 주지사로 당선된 후 그는 36억 달러에 달하는 주 적자를 줄이기 위해 경찰, 소방관을 제외한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연금 비용의 절반, 건강보험 비용의 12%을 부담하도록 하면서 임금을 제외한 어떤 것도 협상을 하지 못하도록 공무원들의 단체교섭권을 제거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에 수 만명의 주공무원들이 의사당으로 몰려와 항의했고 민주당 주하원의원들은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도록 일리노이로 도망가기도 했다. 이들은 스캇 주지사를 쫓아내려는 2012년 주민소환 선거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스캇 주지사의 승리였다. 이후 그는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용기있게 싸운 주지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스타로 부상했다.
이 스캇 주지사가 홍보하고 다니는 청소년 시민리더십 프로그램이 있다. Boys State. '소년들의 주(州)'이 해석되는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11학년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중 일주일 동안 이뤄지는 시민교육 과정이다.
미국에서 1935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미 49개주(하와이 제외)에서 매년 실시되고 있는데 평균2만여명의 고등학교 11학년 학생들이 참석해 미국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 의무를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있다.
1985년 당시 고등학교 11학년이었던 스캇 주지사는 당시 여름 위스콘신 주에서 열린 Boys State에 참석해 모의 선거에서 주지사로 선출된 위스콘신 주를 대표해 워싱턴DC에서 열린 Boys Nation에 참석했다.
스캇 주지사는 "아버지는 시골교회 목사님이셨는데 나를 워싱턴 DC에 보낼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없으셨다"며 "하지만 Boys State와 Boys Nation을 통해 나는 워싱턴 DC에 와 연방 정부와 의회 등을 참관할 수 있었고 공직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리고 25년 그는 위스콘신 주지사가 되었다.
그동안 Boys State을 거쳐간 사람들 중에는 스캇 주지사를 비롯,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해리 리드 연방상원 민주당 대표, 사무엘 엘리토 연방대법관, 러시 림보 미국의 유력한 보수 라디오방송 진행자 등 유명 인사들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대다수 사람들은 공직에 있지 않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 주, 연방의 정부들이 시민들의 결의와 참여로 유지, 발전된다는 것을 깨달으며 지역사회, 주, 나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시민으로 살아야 겠다고 다짐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통 그 주의 한 대학에서 하는 Boys State 프로그램의 기본 내용은 이렇다. 참가자들은 두 정당(Nationalist Party와 Federalist Party)에 소속되어 가상의 미국의 51번째 주를 운영할 입법, 행정, 사법부 구성원들을 선출한다. 이 두개의 정당은 어떤 정강이나 철학 없이 주어지는데 참가자들이 당의 정강과 철학을 세워간다.
참가한 학생들은 선거를 통해 주지사, 부주지사, 법무장관 등 행정부 관리를 선출하고 주지사와 부주지사는 농무부 장관, 교육부 장관, 국토안보부 장관 등을 임명한다. 참가자들은 또 상하원 의장, 의회 목사 등 입법부 사람들, 대법관 등 사법부 판사들, 7-8개의 시의 시장 등을 선거로 뽑는다.
학생들은 선거 과정을 통해 출마, 선거토론, 직접 투표 등을 하며 정부를 민주적으로 구성해 가는 경험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입법, 사법, 행정부 구성원이 정해지면 각 기관별로 모의 의회, 모의 재판, 모의 국정회의 등을 스스로 진행한다. 프로그램 이름대로 남자 청소년들(Boys)이 주(State)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프로그램 중간에는 실제로 그 주의 주지사나 법무장관 등이 방문해 참가한 학생들에게 특별강연을 통해 주지사의 역할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을 통해 주지사나 부주지사로 선출된 학생은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Boys Nation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Boys Nation은 49개주에서 그해 여름 Boys State를 마친 학생들 가운데 각각 2명을 선발해 워싱턴 DC로 보내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워싱턴 DC에서 백악관, 연방상원 의사당, 대법원, 전쟁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하고 모의선거를 통해 대통령, 부통령, 연방대법관, 연방상하원 의원 등을 선출한다.
이번에는 주가 아니라 나라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션 파우츠은 2013년 조지아 노스뷰 고등학교 11학년이었다. 그는 학교 교장선생님의 추천과 미 재향군인회 조지아지부 담당자의 인터뷰를 거친 후 조지아의 한 대학에서 열린 Boys State에 참석했다.
조지아의 다른 고등학교에서 온 남자 청소년들과 금방 친해진 션은 Nationalist 정당에 소속되어 선거를 펼쳤고 나중에 교육부 장관이 되었다. "재미있었습니다. 정부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Boys State은 미국 재향군인회(American Legion)가 운영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이것은 Boys State가 시작된 배경과 관련이 있다.
Boys State은 1935년 미재향군인회 회원인 헤이즈 케네디와 해롤드 카드에 의해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당시 미국에서 퍼지고 있던 청소년 캠프 프로그램인 'Young Pioneer Program'을 우려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내 나치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민주적 정부는 구식이라며 파시스트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교육을 청소년들에게 주입시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 움직임에 대항해 청소년들에게 민주 정부가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뜻을 일리노이 재향군인회에 밝혔고 일리노이 재향군인회를 이를 전폭지지했다.
일리노이 재향군인회는 일리노이 모든 고등학교 교장선생님들에게 연락해 미국 헌법과 일리노이 주 정부에 대해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연다며 학생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235명의 남자 학생들이 왔고 이 때 이 프로그램을 Boys State라고 명명했다.
첫번째 Boys State이 성공적으로 끝나며 이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각 주 재향군인회 주도로 진행되었다. 3년 뒤인 1938년에는 Girls State도 만들어져 여자 청소년들도 건강한 미국시민으로 만드는 움직임이 활성화되었다.
일주일에 걸친 이 Boys/Girls State 프로그램의 경비는 재향군인회가 지역인사 및 지역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충당되고 있다. 미 재향군인회는 1996년 삼성으로부터 5백만 달러의 장학금을 기부받아 Boys State를 마친 학생들 가운데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4년 9명이 2만 달러, 89명이 1100 달러의 장학금을 받았는데 삼성은 한국전 당시 한국에 와서 공산주의 세력과 싸운 미국 재향군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 장학금을 기부했다.
여기에 Boy State를 마친 학생들은 대학이나 사관학교 입학 시 가산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Boys State에 참가하려는 학생들의 경쟁율은 높다. 보통 각 고등학교 11학년 가운데 학교장 추천을 받은 2명의 학생들은 그 주 재향군인회 담당자의 인터뷰를 통해 참가가 결정된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