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요한, 이하 실천신대)가 개교 10주년을 맞이하며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고, 대학원 교수진의 연구 성과로 목회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 제공을 통해 한국교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21세기교회연구소를 설립했다.
실천신대는 28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와 실천신학의 과제"를 주제로 '실천신대 10주년 및 21세기교회연구소 설립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앞으로 연구소를 통해 산학 및 교학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한국교회에 목회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이에 대한 실천신학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는 "한국교회의 현실과 종교사회학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는데, "사회학의 관점에서 교회와 신앙생활을 바라본다면 모호한 언설로 표현되던 부분이 보다 명확해지고 우리 자신과 교회에 대해서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러한 과학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신학적인 방법과 대치되는 것이 아니며, 과학의 방법으로 설명할 때보다 명확해지는 부분이 있으므로 교회에 대하여도 가능한대로 과학의 방법을 함께 활용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했다.
정 교수는 다만 "어떠한 과학의 방법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이 영역은 사회과학이 건드릴 수 없는 신학의 영역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점에서 한국교회 현상을 설명하는데 신학과 사회학이 적절하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더불어 정 교수는 "사회학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사회학의 관점을 통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기독교 신앙은 절대 진리를 믿기 때문에 도덕적 우월감을 갖기 쉬우며, 배타성이 강해 심지어는 제국주의적인 태도를 야기하기도 한다"면서 "그러한 태도는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이며 사회와 소통할 가능성을 없애버려 교회를 게토(ghetto)화시킬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종교가 자유가 있고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종교 신념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거나 강요할 것이 아니라,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우리가 상대방을 존중해야 우리도 존중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와 같이 기독교 신앙이 사회학을 만날 때 우리의 신앙은 보다 폭넓은 보편성과 합리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 했다.
정 교수는 "사회가 변하고 삶의 기준이 되는 규범이 흔들려서 가치 판단이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로 말미암아 더욱 종교에 의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공공 종교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신뢰 받는 종교가 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 역시 종교사회학의 실천적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이야기 했다.
조성돈 교수(목회사회학)는 "한국교회와 목회사회학의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는데, 그는 "목회사회학이란 사회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현대인들의 종교성, 한국교회의 현실 파악, 그리고 사회이슈에 대한 대응 등을 다루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과거 급격한 성장 이후에 현재 자신의 자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 사회와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갖고 있어 이에 목회사회학이 한국교회와 이 사회와의 가교 역할을 하려 한다"고 이야기 했다.
특히 조 교수는 "작은교회를 도와 그들의 사역과 미래를 제공해 보려고 하고, 이 사회에서 한국교회가 어떤 일을 감당해야 할지를 제공해 보고자 한다"면서 "목회사회학을 하면서 '선한 크리스찬이 바른 민주시민이 되어야 합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와 같이 우리 교인들이 교회 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서도 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한국교회는 이러한 성도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성숙되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정재영 조성돈 두 교수의 발표 외에도 "한국교회와 예배학의 과제"(박종환) "한국교회와 교회론의 과제"(김선영) "한국교회와 선교학의 과제"(이범성)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또 총평은 채수일 박사(한신대 총장)와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목사)가 수고했으며, 이요한 총장과 은준관 박사(실천신대 설립자, 전 총장)가 인사말과 격려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요한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실천신대는 실천신학만을 가르치며 그 어느 곳보다 현장성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하고, "수업에서는 전임교수와 임상교수가 함께 이론과 현장을 연결하고 있으며, 임상교수들은 현재 목회현장을 가지며 그 과목과 연결할 때 모델이 될 수 있는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역시 다년간의 목회경험을 가진 이들로서 자신들의 현장을 연결하며, 매 수업마다 열띤 토론과 나눔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