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호감과 신뢰, 선구자와 민족, 에티켓을 잃었다"

교회일반
교단/단체
박성민 기자
aopooop@hanmail.net
28일 낮 예장통합 총회 언론홍보대책위원회 정기포럼 열려

[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한국교회가 소금의 짠 맛을 잃고 내버려져 한국사회로부터 비웃음을 사고 있는 요즘, "한국 기독교가 호감과 신뢰, 선구자와 민족, 에티켓을 잃어버려" 이 지경이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오후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는 예장통합 총회 언론홍보대책위원회(위원장 이종윤 목사) 주관으로 "한국교회와 언론과의 바람직한 소통은 어떻게 하는가?"라는 주제로 정기포럼이 열렸는데, 주제 강연자로 나선 조 현 기자(한겨레신문 논설위원 겸 종교전문기자)는 "한국교회와 언론의 소통을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이라며 이 5가지를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조 현 기자는 먼저 "한국 기독교가 그동안 한국 근대사에 끼친 공로는 지대하며 종교계의 변화뿐 아니라 이 나라를 전반적으로 변화시키는 가장 큰 촉매제였음에 분명하다"고 밝히고, "그러나 기독교에 대한 언론보도에서 부정적인 보도가 늘었다면 이는 기독교에 대한 사회일반 대중의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기자는 먼저 지난 통계와 사례들을 들어 한국교회가 대 사회적인 호감과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이어 "민족을 살릴 선각자들이 기독교를 민족 변혁의 기재로 선택해 이 땅에 독특한 영성가들이 배출됐지만, 그러나 한국 기독교에서는 이들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다른 나라의 인물과 사상에만 학구열을 불태우면서, 정작 이 나라의 가장 척박한 상황에서 순교를 당하면서도 나라도 없는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 나라 운동을 전개한 선지자, 영성가들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기독교가 역사를 잃어버려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독교는 자신들이 가장 자랑으로 내세울만한 선구자들과 전통을 스스로 버려 내세울 게 오직 건물을 크게 지은 목회자들 밖에 없는 지극히 종교답지 않은, 세속적인 모습만을 교회의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라 한국교회의 상징으로 내세운 인물들이 비리나 추문에 얽혀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가 먹칠을 당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며 "이 나라 이 민족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 기독교 선지자들은 한국 기독교에 의해 버려지다시피한 상태"라고 했다.

더불어 조 기자는 "(개신교가) 민족을 잃었다"고 말하고, "(일제 치하) 열악한 상황에서도 민족 구원에 나선 한국 기독교는 일제 대신 미국을 등에 업으며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득권 세력과 유착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했을 때, 국교였음에도 도태된 고려 불교와 조선 유교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국불교는 천년을, 조선유교는 5백년을 국교로 군림했지만, 한국 기독교는 이 땅에 들어온지 불과 130년 만에 가장 나쁜 전례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조 기자는 불교 성지에 들어가 찬송가를 불러 도마에 올랐던 사건, 소위 '땅밟기', 그리고 중동 국가에서 공격적인 선교로 말미암아 당한 테러 등을 예로 들며 현 한국 기독교가 '에티켓'을 잃어버려 이 지경이 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진정 한국교회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은 무엇이며, 세상을 향해 부각시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자성이 선행되면, 대중들의 호감은 저절로 되찾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 기독교가 신앙적으로도 물신주의에서 성공주의에서 벗어나 좀 더 사람들을 평안하고 화해하고 행복하게 하는 영성주의를 가꾸고, 한국 공동체에서는 분단과 갈등 조장자에서 민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체가 된다면, 또 세계 유일의 다종교 사회에서 회통과 화해의 문명과 문화로써 종교 간 반목과 갈등에 신음하는 세계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전 세계적으로는 세계를 종교 사상적으로 지배하려는 제국적 디아스포라가 아니라 모두를 사랑으로 포용하고, 약자를 포옹해주는 예수 사랑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성소로 거듭난다면, 한국 기독교는 이 땅만이 아니라 세상 하나님 나라 운동의 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조 연 기자의 주제강연 외에도 "총회의 언론홍보 정책의 선교적 지향"(이홍정) "저널리즘과 교회의 사회적 역할"(박진규) "총회 언론홍보대책위원회의 목적과 역할 그리고 사업"(권용식)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위원장 이종윤 목사는 "교회와 언론 간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실상은 무엇이고, 건강한 관계형성을 위한 중심내용은 무엇이며,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고자 포럼을 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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