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의 당초 예상과는 달리 메르스 감염자 또는 의심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메르스 확산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메르스 의심자가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밝혀지는가 하면 메르스 환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은 2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특히 국내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들의 전염력이 학계서 보고된 국제 전염력보다 10배 이상 강한 것으로 드러나 보건당국도 초 비상 상태에 빠졌다.
질병관리본부는 2명의 환자가 추가로 확인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서 입원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첫 메르스 환자 A(68)씨로부터 2차 감염된 이들로, 현재까지 국내 메르스 감염자는 7명으로 늘었다.
여섯 번째 환자 F(71)씨는 A씨와 같은 병동에서 입원한 환자이며 일곱 번째 환자 G(28)씨는 A씨가 입원한 병동의 간호사다. 병원은 모두 A씨가 두 번째로 방문한 병원으로 전파력이 가장 강한 15일부터 17일 사이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역학 조사한 바에 따르면 F씨는 A씨와 직접적으로 접촉한 적이 없다. 메르스의 감염 경로는 크게 비말(침 등)을 통한 호흡기 감염과 직접 만져서 되는 접촉 감염 두 가지다.
양병국 본부장은 "직접적 접촉이 없었는지 상세하게 조사하고 있다. 첫 번째 환자는 2인실, 여섯 번째 환자는 1인실에 있었고 10m 정도 떨어져 있었다. 화장실도 따로 썼다"며 "검사과정 중 동선이 겹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3차 감염 우려에 대해서도 "증상 발현 시기를 고려하면 2차 감염자를 통해서 전파되는 3차 감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메르스는 전염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국제적으로 1명의 메르스 환자는 평균 0.7명을 전염시킨다고 보고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환자 1명에게서 벌써 6명이나 전염됐다. 평균 전염력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때문에 전염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는 아닐까하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
사람 간 전파가 잘 되도록 바이러스가 변이됐다는 근거가 없고 현재까지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바이러스 유전자가 기존 중동지역의 바이러스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첫 환자가 증상 발현 후 9일 동안 격리가 안 돼 무방비로 노출된 점이 2차 감염을 막지 못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아직은 우세하다.
이에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서라도 당국의 밀접접촉자 분류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섯 번째 환자에 앞서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50)도 A씨를 문진하는 잠깐 사이에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됐다.
현재 격리 조치되는 밀접접촉자 분류 기준은 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머문 경우다.
양 본부장은 "자가 격리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되 격리 중인 분들의 검사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다른 사람이라도 불편함을 호소하면 적극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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