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12대 회장선거가 이틀 앞두고 FIFA 현직 임원들이 비리 혐의로 체포됐다.
스위스 연방경찰은 스위스 취리히의 바우어 오 락 호텔에 투숙하던 FIFA 임원 6명을 체포했다고 27일(한국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제프 블래터(79) 현 FIFA 회장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터 디 그레고리오 FIFA 대변인은 AP통신에 "블래터 회장은 체포된 이들에 포함되지 않는다. 당국에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블래터 회장의 '5선 도전'에 먹구름을 드리우게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칼럼니스트인 찰리 세일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FIFA 내부인에 따르면 블래터 회장이 다가오는 선거를 연기하기 위해 로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체포된 6명 중에는 에두아르도 리 코스타리카축구협회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FIFA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리 회장은 다가오는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을 지지할 예정이었다.
앞서 스위스 연방경찰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들 임원들은 1990년대 국제 축구대회와 관련해 합계 최소 1억 달러(약 1105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는 FIFA 비리를 수사하는 미국 수사당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고 체포된 임원 6명은 미국 송환을 위해 현지에서 수감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 동부 연방검찰청은 이들이 지난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뇌물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수사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중계권 판매 과정을 비롯해 자금세탁과 금융사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오는 29일 스위스 취리히의 연맹 본부에서 열리는 FIFA 회장 선거에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는 블래터 회장이 사건에 직접 연루돼 있지는 않았지만 이번 수사가 장기집권을 노리는 그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체포된 임원들의 비리 시기가 블래터 회장의 재임 기간(1998년~현재)과 겹치며 블래터 회장 역시 그간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5선에 도전하는 블래터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블래터의 독주를 끝내기 위해 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알리 빈 알 후세인 현 FIFA 부회장도 이를 활용해 막판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