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료진 2명도 감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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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메르스 첫 환자 진찰한 의사와 간호사 유전자 검사 진행 중
  ©뉴시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이 의심돼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된 환자가 2명 더 늘어났다.

이들은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 A씨(68·남)를 치료했던 의료진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자가(自家) 격리 중이던 2명의 감염 의심자를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긴 뒤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감염 의심자 E씨는 환자 A씨가 방문했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환자 접수와 채혈주사 치료를 한 간호사로, 지난 22일부터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돼 관찰하던 중 고열과 근육통, 메스꺼움을 호소해 현재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옮겨진 상태다.

또 F씨는 A씨를 청진·검진한 의사로 25일 저녁부터 발열과 설사 증세가 나타나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다.

양 본부장은 "E씨와 F씨는 자가 격리 도중 의심 증세가 나타났으며, 자가 격리는 비교적 잘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메르스 감염 여부가 확정된 후 이들 가족에 대한 밀접 접촉자 (여부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씨와 F씨가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 메르스 감염환자는 총 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보건당국은 국내 4번째 메르스 확진환자는 첫 번째 환자 A씨로부터 전염된 '2차 감염자'로 보고 있다.

4번째 환자는 A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가 감염된 세 번째 환자(76·남)의 40대 딸 D씨다. 아버지와 함께 B병원에서 A씨와 약 5시간 동안 같은 병실에 체류하면서 동시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D씨는 아버지가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이송된 당시 간병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해 남편의 차량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 뒤 첫 번째 환자 A씨의 메르스 감염 사실이 확인된 20일 이후 환자와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줄곧 자가 격리 해왔다.

그러나 닷새 후인 25일 고열 증상을 보여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된 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다음날 자정 넘어 메르스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양 본부장은 "세 번째 확진자의 딸은 당시 의료기관에 격리를 요구한 게 아니라 아버지를 간병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던 것"이라면서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 중이었고, 발열 증상이 나타나 1시간 내 조치가 이뤄졌다. 최소 잠복기를 48시간으로 보고 있어서 아버지로부터의 3차 감염은 역학적으로 맞지 않다. 현재까지는 발열 증상이 없을 때에는 전염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사람 간 전파 비율은 상당히 낮고, 비행기로 전파된 사례도 없다. 14개 국가에 (메르스가) 유입됐지만 바이러스 특성상 지역사회로의 확산도 없었다"면서 "3차 감염에 대해 우려할 상황은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3차 감염자 발생은 없었다. D씨의 3차 감염 여부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61명의 밀접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원칙으로 하되, 본인 의사에 따라 시설에서 격리할 수 있도록 했다.

양 본부장은 "각 가정의 사정과 주택구조가 달라 자가 격리가 쉽지 않을 때 시설 격리를 유도할 생각"이라면서 "격리 대상자 중 미열이 있거나 막연하지만 불편한 감정을 호소하는 분에 한해 자가 이외의 시설에서의 격리를 원할 경우 인천공항검역소 내 격리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진단검사 시행 대상요건도 확대하기로 했다.

의심환자 발열 판단기준을 38도 이상에서 37.5도로 하향 조정한다. 경미한 증상 발생시에도 국가지정 격리병상에 이송한다.

다만 격리기간 중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되더라도 즉시 격리 해제하지 않고, 2주(14일)의 격리 종료 예정일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존의 '법정감염병 감시체계'에 더해 '병원기반 호흡기 감시체계(40개 종합병원)'를 실시간으로 전환해 당분간 메르스 감시를 집중하기로 했다.

양 본부장은 "4명의 확진자의 발병과정 경과를 보면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의 양상이 수시로 변동이 심하다. (진단검사를) 놓치는 환자를 줄이기 위해 진단검사 수행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관찰 중인 밀접 접촉자 61명 중 시간 경과에 따라 메르스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는 있으나 지역사회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격리 수용시설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양 본부장은 "현재 격리시설은 2군데로, 1인실 기준으로 20명 정도는 충분히 격리 가능하다. 다인실을 포함하면 최대 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필요시 (격리시설을) 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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