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저물가시대에도 서민들의 씀씀이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2.3%로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나 하락해 소득 대비 소비 지출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오름폭이 가장 큰 항목은 주류·담배(+6.1%), 주거수도광열(+3.8%), 음식·숙박(+3.8%), 보건(+4.0%) 등이었다.
통신(-8.4%), 의류신발(-5.3%), 교통(-4.5%), 가정용품·가사서비스(-3.0%), 교육(-1.6%)은 하락했다.
가계가 주류와 담배에 지출하는 비용은 월평균 2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담배가격 인상으로 담배는 10.3%나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에 지출하는 돈은 33만6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다. 월세 지출과 주택 수리비용 등이 늘어나면서 실제 주거비는 15.1%, 주택유지 비용은 23.0% 뛰었다.
어쩔 수 없이 지불할 수밖에 없는 주거비와 가격탄력성이 낮은 담뱃값 상승으로 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맬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소비지출 증가폭이 둔화된 데에는 물론 유가 하락이라는 외부 가격적 변수가 존재한다.
자동차 구입비용(4.5%)은 증가했지만 휘발유 등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운송기구 연료비가 11.9% 줄어들면서 교통비(-4.5%)가 감소했다. 통신 관련 지출은 이동전화 가입비 폐지와 알뜰폰 활성화 등으로 8.4%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윳돈'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의류·신발 등에 쓴 돈은 1년 전보다 5.3%나 감소했다.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가전 및 가정용 기기가 8.7% 감소하면서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들었다.
통상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교육비 마저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가구당 월평균 교육 지출은 34만3000원으로 1.6% 감소했다. 1분기 전국 가구 가계수지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9.8%로 떨어졌다.
1분기는 새 학년이 시작되고 신학기 관련 용품이 쏟아져 나와 1년 중 교육비 지출이 가장 큰 시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위축됐던 2009년도 1분기에도 교육비가 가계수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2.9%였다.
#소비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