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부인 권윤자(72)씨와 유 전 회장의 처남 권오균(65) 트라이곤코리아 대표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원심 구형과 같은 징역형을 구형했다.
20일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 심리로 열린 권씨 남매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별도의 구형의견 없이 권 대표에게 징역 5년, 권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신문에서 "권 대표는 교회 신축사업이 무산될 경우 이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대출을 결의한 뒤 관리감독에 소홀한 점 등은 배임 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반면 권 대표 등이 교회 신축사업을 통해 개인적 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건설회사 트라이곤코리아가 권 대표 소유가 아닌 교단 소유라고 주장했다.
권 대표 측 변호인은 "트라이곤코리아는 실질적으로 교단 소유"라며 "권 대표는 트라이곤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았을 뿐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트라이곤코리아가 권 대표 개인 소유의 회사라면 교단 측에서 대출을 허가해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회사 지주들을 유 전 회장 측근들로 구성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씨 변호인 측은 "권씨는 실무자가 아닐뿐더러 트라이곤코리아가 체결하려 한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도 알지 못 했다"며 "교회 신축사업은 권씨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격의 사업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물의를 일으켜 굉장히 유감스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권씨 역시 "이러한 일로 법정에 오게 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울먹였다.
권 대표는 계열사 자금을 경영 고문료 등 명목으로 유 전 회장 일가에 몰아줘 회사에 수십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유 전 회장의 장인 고(故) 권신찬 목사의 딸 권씨는 동생이 대표로 있는 트라이곤코리아에 교회 자금 297억원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씨는 또 지난 2009년 8월 식품판매업체 '㈜흰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구원파 자금 29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권 대표에겐 징역 5년을, 권씨에겐 횡령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6월 1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